왜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의 독립을 저지했을까 ?

 

동티모르는 2002년에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신생 국가로, 동티모르와 서티모르는 원래 티모르라는 하나의 섬나라였다. 티모르의 식민 통치권을 놓고 대립하던 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리스본 조약을 체결하여 섬을 반으로 갈라 서쪽은 네덜란드, 동쪽은 포르투갈이 통치하면서 나뉜 것이다. 1940년대에는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등 티모르는 오랫동안 식민 통치를 받았다.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서티모르는 인도네시아에 합병되었으나 동티모르는 계속 포르투갈의 식민지령으로 있었다. 1974년 4월 25일 민주화를 내걸고 포르투갈에서 쿠데타(카네이션 혁명)가 일어난 것을 틈타 동티모르는 독립을 선언했지만 곧이어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를 점령했다

 

이후 동티모르는 지속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해 나갔고,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정권이 물러나면서 국제연합이 적극적으로 동티모르의 독립을 돕고 나섰다. 1999년 인도네시아로부터의 독립에 찬성하는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인도네시아의 지원을 받은 분리 독립 반대파들이 독립 지지파에 대하여 살인, 방화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 인도네시아가 국제 사회의 규탄을 무릎쓰면서 동티모르의 독립을 저지한 이유로 먼저 종교적 갈등을 들 수 있다. 국민의 약 90%가 이슬람교도인 인도네시아와 국민의 약 99%가 가톨릭교인 동티모르 사이의 종교적 갈등의 골이 깊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복적인 이유는 동티모르와 오스트레일리아 사이에 있는 티모르해 해저에 매장된 막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 때문이다

 

티모르해 유전과 천연가스

인도네시아는 티모르해의 유전 개발권을 오스트레일리아와 나눠 가진 바 있다. 국제 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오스트레일리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티모르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주권을 인정한 나라이다. 그러나 동티모르의 구스마오 대통령은 발 빠르게 오스트레일리아와의 티모르해 석유, 천연가스 개발 협약에 서명했다. 바로 이것은 국익을 우선하는 냉엄한 국제 사회에서 동티모르가 살아남기 위해서 첫 번째로 한일이다. 한편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길목에 위치한 티모르섬은 14세기경 중국인과 인도인의 주요 무역 대상지였다. 16세기 들어 동남아시아의 향료 무역에 나섰던 포르투갈 상인들이 도착하면서 티모르섬은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되었다. 이후 1730년대 인도네시아 전역이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지배에 들어가면서 포르투갈과 충돌하였다. 전쟁에서 패한 포르투갈은 섬의 서쪽을 포기하고 동쪽만을 지배하게 되었다. 인도네시아의 영향으로 이슬람화된 서티모르와 달리 오랫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동티모르에서는 가톨릭교가 우세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