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롱베이의 아름다움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

베트남 북동부 통킹만 안쪽에 있는 하롱베이에는 크고 작은 1900개의 섬들이 있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섬들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으로 영화 인도차이나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또한 빼어난 풍광과 그 지형이 갖는 자연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1994년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하롱은 하늘에서 내려온 용이라는 뜻이다. 19세기까지 구전되어 온 전설에 의하면 하룡만에서 베트족과 북쪽에서 해안을 따라 내려온 적과의 사이에 해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베트족이 수세에 몰렸을 때 옥황상제가 용들을 보내어 도왔는데 그때 용의 입에서 쏟아진 수많은 진주가 바다에 닿자마자 섬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수직 절벽의 탑 모양인 하롱베이의 첨봉은 석회암 지대에서만 발달하는 특이 지형에 속한다. 이러한 지형을 탑 카르스트라고 한다. 하롱베이와 비슷한 경관을 지닌 중국의 구이린 또한 탑 카르스트에 속한다 하롱베이는 구이린이 바다에 잠긴 모습과 같아 바다의 구이린이라고도 한다. 이곳은 고생대 약 5억-4억년 전 적도 부근의 얕은 바다였다. 해저에서 성장한 거대한 산호초 군락이 오랜 세월에 걸쳐 두껍게 퇴적되어 석회암이 형성되었다. 이후 지각 변동을 겪으며 지반이 융기하여 육지화되었고 석회암 층에 발달한 절리 면을 따라 빗물이 스며들면서 침식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나무뿌리와 바람에 의한 침식으로 절리 면이 넓어지면서 지층 깊숙이 거대한 동굴이 형성되었다 침식에 약한 부분은 빠르게 깎여 나가 높이가 다른 넓은 구릉대지가 형성되었다

 

이 구릉지대는 신생대 제 4기 약 200만년 전부터 여러 차례 빙하기를 겪으며 바닷물에 잠기고 드러나기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비바람과 바닷물 그리고 해풍에 의한 침식이 계속되면서 더욱 뚜렷한 탑 카르스트의 모양새를 갖추었다. 그리고 약 2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물러가면서부터 해수면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하롱베이의 탑카르스트는 대부분이 바닷물에 잠기기 이전에 이미 형성되었다. 석회암은 광물이 풍부한 중성의 바닷물에는 잘 녹지 않는다. 하롱베이의 탑 카르스트는 주로 빗물에 의한 침식으로 형성된 것으로 바닷물에 의한 침식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았다. 탑 카르스트의 모양새가 거의 갖추어진 이후 바닷물에 잠겼고 현재의 해수면에 이른 것은 약 6천년 전으로 현재의 하롱베이의 경관 또한 그때 형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