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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제국의 수호신인 라마에 대해서아들을 위한 인문학/동물 2024. 8. 20. 03:16
잉카제국은 유럽인들이 들어오기 전까지 아메리카 대륙에 등장한 가장 큰 세력이었다. 14세기초 잉카는 안데스의 고산도시 쿠스코를 넘어 인근 지역을 정복하며 확장에 나갔다. 16세기 초에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서쪽을 따라 4천km에 이르는 영토와 1천만명의 인구 통치했다. 행정부와 사회기반 시설이 잘 갖추어진 고도로 조직화된 국가였다. 잉카 그리고 초기 안데스 국가들의 힘은 바로 라마라는 동물이 지닌 능력에서 왔다. 라마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축화된 동물 중 가장 몸집이 크다. 라마는 낙타과 포유류이지만 친척뻘인 낙타와 달리 등에 혹이 없다. 4천만 년 전 북미에 나타난 라마의 선조는 약 300만년 전에 남미 대륙으로 이동했고 다른 동물보다 적혈구 수가 많아서 혈액 속에 산소를 다량 운반할 수 있는 데다 폐활량이 뛰어나 안데스 같은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적응할 수 있었다. 6천년 전에 라마는 과나코라는 좀 더 작은 야생동물에서부터 인간에게 사육되었는데 아직도 많은 수의 과나코가 야생에서 살고 있다.
라마는 태생적으로 짐을 나르기에 적합한 특질을 지녔다. 먼저 극도로 사회적인 동물로 무리를 지어 살고 대규모 집단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또한 35kg의 짐을 지고 하루에 30km이상을 이동할 수 있다 이 짐승은 순종적이다. 만약 짐이 너 무겁거나 피곤하면 꼼짝하지 않거나 발길질을 하고 침을 뱉는다. 또한 갈증에도 강하고 다양한 먹이를 먹는다. 잉카제국에서는 라마 고기를 먹고 지방은 초로 만들어 사용했다. 라마의 배설물은 비료로 쓰거나 도자기를 굽기도 하고 말려서 연료로도 사용했다. 털로 깔개나 밧줄은 물론 직물을 짜기도 했다. 알파카 역시 낙타과에 속하는 종으로 라마와 비슷한 시기에 안데스 지역에서 사육되었다. 라마보다는 몸집이 작으며 둥글둥글하고 고지대를 선호한다. 짐을 나르는데 이용하기보다는 털이 가치가 있어 기른다. 털은 튼튼하고 가볍고 따뜻한 천연 소재로 고가의 직물을 짜는데 종종 이용되었다. 안데스문명에서 잉카제국이 라마를 처음으로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널리 이용했음은 분명하다. 잉카 정부는 수많은 라마를 기르고 공들여 관리했다 고지대와 저지대를 연결하고 제국 전역에 걸쳐 얼기설기 뻗은 도로와 산책로로 상품을 나르는 수백편의 열차처럼 라마를 이용했다.
잉카는 농업이 고도로 발달해 계단식 논을 조성하고 관개시설을 만들어 옥수수나 감자 같은 작물을 재배했는데 라마의 분변 덕분에 수확량은 급겨히 증가했다. 한편 라마는 제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는데 종종 신에게 바치는 희생 제물로 이용되었으며 미라로 만들어져 지위가 높은 인물과 함께 매장되기도 했다. 또한 잉카인이 중시하는 별자리 중 하나로 잉카인의 근원적인 힘으로 여겨지는 아카나는 라마라는 의미다. 1532년 에스파냐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168명의 탐사대를 이끌고 남아메리카에 도착하면서 잉카의 위대한 시대는 막을 내렸다. 화약 철제 무기와 갑옷으로 무장한 에스파냐인에 비해 잉카인의 무장은 허술했다. 또한 에스파냐인이 타고 온 말은 라마와 달리 사람을 태우고 기계를 움직이거나 바퀴 달린 수레 등을 끌 만큼 힘이 셌다. 에스파냐인은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하마르카 전투에서 잉카를 무너뜨린 후 왕을 사로잡았다. 다음해 피사로와 에스파냐인들은 쿠스코를 점령한 후에 에스파냐 제국주의 통치를 시작했다. 라마에게 에스파냐 제국주의는 거의 종말을 의미했다. 17세기 초 유럽인이 전파한 새로운 질병과 도축이 횡행하고 양 떼에게 방목지를 빼앗겨 라마의 수는 80%이상 급감했다. 20세기 후반 라마는 남미 바깥으로 퍼져 나갔다.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 라마 털은 인기가 많다. 라마는 치료 동물이자 포식자로부터 동물을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로도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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