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과 부탄이 종교적 갈등으로 분쟁이라고 하는데

악샤르담(힌두교 성지)

히말라야산맥 남사면에 위치한 네팔과 부탄은 중국과 인도 두 강대국 사이에 있어 지정학적으로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네팔과 부탄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지만 때 묻지 않은 마음과 대자연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은둔의 나라이다. 네팔은 인도 아리아계가 전체 인구의 80%이며 나머지 20%는 황인종인 티베트계이다. 히말라야 등반대의 짐을 나르고 길을 안내하는 인부로서 유명한 셰르파가 바로 티베트계이다. 네팔은 석가모니가 탄생한 나라로 불교왕국이다. 그러나 이슬람 세력에 쫓겨 밀려들어 온 인도인에 의해 점령당하여 힌두교 국가가 되었다. 힌두 사회의 특징인 카스트 제도가 아직 남아 있으며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 사원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네팔에서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하여 안나푸르나 등 8천m를 넘는 봉우리가 여덟 개나 있다. 이것으로 벌어들이는 관광 수입은 네팔의 국가 재정에 큰 몫을 차지한다. 현재 마오쩌둥식 농민 혁명 노선을 추종하는 네팔공산반군과의 내전이 자주 일어나 정국이 불안한 상태다

 

포탈라궁(라마교)

부탄은 네팔과 달리 전체 인구의 60%가 티베트계 황인종이며 약 30%는 네팔에서 넘어온 인도 아리아계의 네팔인이다.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가 국교로 국민 대부분이 라마교를 믿는다. 9세기경 티베트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부탄 왕국을 세웠고 그 과정에서 티베트의 영향을 많이 받아 풍속과 문화가 티베트와 유사하다. 부탄은 자연과 깨끗한 환경을 최대의 숭고한 가치로 여기기 때문에 외국인의 입국을 엄중히 제한한다. 등반대도 2년에 한번씩 입국을 허가하며, 관광객은 연 6천명으로 제한한다. 관광객이 주는 팁도 법으로 제한하여 소박함을 유지하려고 한다. 부탄은 2004년부터는 나라 전체를 금연지역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금연국가이기도 하다

 

이 두나라는 현재 분쟁 중이다. 라마교를 신봉하는 부탄에서 힌두교를 믿으며 살고 있는 소수 민족인 네팔인에 대한 정책 때문이다. 현재 부탄에 살고 있는 네팔계 주민은 약 100년 전 부탄으로 일자리를 찾아 이주해 간 사람들의 후손이다. 1958년 부탄 정부는 이들을 부탄 국민으로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문화가 다른 네팔계 주민의 수가 증가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껴 1989년 소수 민족을 배척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부탄 정부는 부탄인의 나라라는 일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적인 자리에서 부탄인의 민족 의상과 공용어인 종카어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네팔계 주민들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여 반정부 시위를 벌이자 정부는 이들을 강경 진압했다. 또한 이들을 모두 불법 이민자로 몰아 부탄에서 추방하여 10만명에 가까운 네팔계 주민들이 네팔로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이는 네팔과 부탄과의 외교문제로 비화되었다. 네팔은 부탄이 이들 난민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부탄은 부탄 국적이 없는 불법 입국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부탄에서 쫓겨난 이들은 네팔 동부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각형이 아닌 국기를 가진 나라가 네팔이다. 삼각형 두 개를 포개 놓은 형태로 달과 태양이 그려져 있다. 달과 태양으로부터 나온 광선은 네팔의 번영을 의미한다. 예로부터 달과 태양이 교대로 통치해왔다는 네팔의 종교적 신념이 반영된 것으로 종교 행사에 사용해오던 모형을 정형화한 것이다. 1847년 제정된 당시의 국기는 사람의 얼굴 형상이 그려진 태양과 달 모양의 깃발이었으나 1962년 새로운 네팔 헌법이 제정됨에 따라 지금의 국기로 수정되었다. 부탄은 용을 숭배하여 국기에 용이 그려져 있다. 부탄이라는 국명도 용의 나라라는 뜻이다. 유사한 깃발이 19세기 이래 국기로 사용되다다 1969년 정식으로 인정되었다. 용은 백성을 보호하고 악령을 쫓는 정의의 사도를 용의 발톱으로 쥐고 있는 여의주는 부탄의 풍요로운 자연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