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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손에게 물려줄 복을 늘 살피라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4. 4. 23. 03:06
조상이 남겨 준 은혜가 무엇인가 지금 내가 살아 누리는 모든 것이 그것이니, 그 쌓기 어려움을 생각해야 한다. 자손에게 물려줄 복이 무엇인가. 내가 지금 행하는 모든 것이 그것이니, 그것이 비뚤어지고 잘못되지 않는가를 살펴야 한다
정호는 송강 정철의 고손자로서 학자이자 정치가였다. 숙종 10년에 문과에 합격한 후 여러 벼슬을 거쳐 영조 1년에 영의정에까지 올랐다. 정호는 만년에 벼슬에서 물러나 충주에 살았는데 도승지 이형좌가 임금의 명을 받들고 찾아온 일이 있었다. 이형좌가 정호의 집에 도착해 보니 마침 그는 가느다란 배나무 십여 그루를 밭둑에 심고 있었다. 이제 나무를 심어 어느 세월에 배를 따시겠습니까 ? 그러나 이형좌의 말에 정호는 아무 말 없이 웃었다. 내가 못 먹으면 내 자손이라도 먹겠지 나 역시 선조들이 심어 놓은 나무에서 과일을 따 먹지 않았는가
그런 일이 있은 후 여러 해가 지났다. 충청도 관찰사가 된 이형좌는 인사차 정호의 집에 들렀다. 정호는 간단한 술상에 큼지막한 배 여남은 개를 곁들여 내왔다 이형좌가 먹어 보니 참으로 맛이 좋은 배였다. 이 배가 바로 몇 년 전에 내가 심던 작은 배나무에서 딴 것이네 배를 먹기 시작한 지 벌써 몇 해째 되었다네 그는 아흔이 다 되도록 건강하게 장수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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