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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로운 사람으로 포장된 나를 버리고 정직으로 무장한 삶을 살아라아들을 위한 인문학/논어 2023. 3. 16. 03:29
- 누가 미생고가 정직하다고 말했는가 ! 어떤 사람이 그에게 식초를 빌리려 하자 이웃집에 가서 빌려다가 주었다
장자편에 미생지신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노나라에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 미생고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느날 사랑하는 사람을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기다려도 여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때마침 장대비가 쏟아졌다. 물은 점점 높아져 허리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미생고는 다리 기둥을 부둥켜안고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결국 그는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공자의 미생고는 여기 노나라의 미생고를 말한다. 공자는 미생고의 친절을 과잉되게 본 것이다. 즉 식초가 없는데 이것을 감추고 이웃집에서 빌려다 주므로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정직한 죽음에 대한 옛말이 있다. 무관은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고 문관은 간언하다가 죽는다.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는 것을 가장 큰 영광을 생각했던 무관들은 자기 시신이 말 가죽에 싸여 조정으로 돌아와야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문관은 황제가 불쾌해하는 간언도 주저없이 하다가 미움을 사서 죽는 것이 문관의 가치 있는 죽음이었다. 충직한 문관들은 관을 메고 조정에 들어갈 각오로 황제에게 직언을 서슴치 않았다.
정직은 곧은 마음이 도량이다라는 말이 있다. 진실로 곧은 마음은 무심해 마음이 없는 것과 같다는 의미이다. 내가 만물에 무심하면 만물에 둘러싸여 있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도 마찬가지의 뜻이다. 미생고가 만약 세상일에 마음이 없다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찾아와 식초를 빌리려 할 때 솔직하게 말했을 것이다. 상대방에게 미움을 사기 싫은 마음이 있었던 미생고는 식초를 안 빌려준다는 오해를 살까 두려워 이웃집의 식초를 빌린 것이다. 정직함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할지 신경쓰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러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려 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모든 사람과 마주친다. 정직함은 인생을 편안하고 단순하게 만들 수 있는 방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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