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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사이먼 사이넥의 Golden Circle에 대해서
    아들을 위한 인문학/철학 2023. 2. 24. 03:38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수송 책임자였던 루돌프 아이히만은 예루살렘 전범 재판에서 상부에서 맡긴 임무를 충실히 했을 뿐 자신에게는 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재판을 참관한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유죄인데 생각이 무능이 그 이유라고 했다. 아이히만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들은 한곳으로 모으고 기차에 태워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이송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에 독일군이 차지한 지역에 놓인 철도의 길이는 약 17마 킬로미터이고 철도 공무원만 50만명의 어마한 규모이다. 그러니 철도 시간표를 짜고 시간에 맞추어 유대인들을 환승시키는 것은 몹시 복잡한 일이었다. 아이히만이 회고에서 열차 시간표를 짜는 것은 과학 그 자체라고 하였다 아무튼 업무 측면에서 보면 아이히만은 유능한 관리였다

     

    그런데 아이히만이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자신이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였다. 나는 왜 이일을 하는가의 저자인 사이먼 사이넥(1973~)은 이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는 대부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잘할지 생각하고 연구한다. 그런데 왜 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훌륭한 리더는 생각을 거꾸로 한다고 한다. 먼저 왜를 묻고, 그러한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한다. 사이먼 사이넥은 이것을 골든 서클이라고 한다

     

    1900년 초반 미국에서는 비행기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한창이었는데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그런데 미국 하버드대 항공 분야 최고 권위자인 랭글리라는 사람이 무인 비행에 성공했다. 그러자 미국 국방부에서 엄청난 자금을 지원했고 그는 최고의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모아 유인 비행 연구팀을 짰다. 그런데 시험 비행이 계속 실패하고 거의 포기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그 사이 최초의 유인 비행에 성공한 인물은 뜻밖에도 오하이오주의 시골 마을에 살던 자전거 수리공들이었다. 라이트 형제는 대학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자금도 없었고 언론의 관심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들이 먼저 유인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사이먼 사이넥에 따르면 라이트 형제는 왜라는 질문에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세계 최초로 유인 비행기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비행에 성공하면 인류에게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는 꿈이 있었다. 비행 자체가 목적이고 동기 및 가치 이유였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여러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왜 우리는 회사에 나가지 ? / 왜 남의 시선에 신경을 쓰죠 ? / 왜 타인과 어울리죠 ? / 왜 여행을 가죠 ? / 왜 사회적 규범을 지키죠 ? - 물론 이 질문에 모두 답을 할 필요는 없지만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행위를 그냥 한다. 나중에 누가 너 왜 그렇게 했니 ? 라고 물으면 그제야 이러저러한 이유를 든다. 그런데 왜 ?라는 질문을 먼저 하게 되면 우리가 하는 행위의 많은 부분들이 바뀔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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