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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약성경 출애굽기에 모세가 신에서 받은 만나에 대해서 알아보면
    아들을 위한 인문학/음식 2022. 11. 18. 03:23

    만나는 구약성경 출애굽기에 처음 언급되는데 이집트에서 4백년 동안 고통받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신의 계시를 받은 예언자 모세에 의해 이집트를 탈출한 지 한달 보름이 되는 날, 그들은 모세와 그의 동생 아론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차라리 이집트 땅에서 죽는 게 나았소. 당신들은 이집트에서 고기 가마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우리를 이 광야로 데리고 나와 모조리 굶겨 죽일 작정이오 ? 이집트를 탈출해 광야를 떠돌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을 것이 없어 불평하는 모습은 이후로도 이어진다. 구약성서 민수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기 좀 먹어봤으면 이집트에서는 공짜로 먹던 생선, 오이, 참외, 부추, , 마늘이 눈 앞에 선한데 지금 우리는 먹을 것이 없어 죽는구나 하며 굶주림을 호소했다

     

    실제로 이집트는 나일강의 범람으로 고대로부터 비옥한 농경지를 가진 나라였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흉년이 들때마다 이집트에서 식량을 구해오기도 했다. 반면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를 떠나 머물고 있던 광야 시나이반도는 사막으로 가득 찬 황량한 지역이어서 이집트처럼 풍족한 먹거리는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이집트에서 4백년 동안이나 살았던 그들은 노역에 시달렸으면서도 이집트의 풍요로움을 그리워할만도 했다. 그래서 모세는 신에게 음식을 달라고 기도했고 다음날 아침 이스라엘 백성들이 머무는 곳 주변에 서리가 내린 것처럼 하얗게 가느다란 물건들이 땅을 뒤덮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 어리둥절하자 모세가 그것은 신이 너희에게 준 양식이니 저마다 먹을 만큼씩만 거두어들여 먹으라고 알려주었다.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하얀 것을 만나라고 불렀으며 돌아다니며 만나를 모아 맷돌에 갈거나 절구에 빻고 구워 빵처럼 마들어 먹었다. 만나의 색깔은 고수의 씨처럼 하얗고 맛은 벌꿀 과자처럼 달콤했다고 한다

     

    manna는 히브리어가 아니라 아람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아람어는 고대 서아시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한 공용어다. 심지어 예수도 아람어를 사용했고 그가 십자가에서 죽기 전에 외친 엘리 엘리 사박다니(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도 히브리어가 아닌 아람어였다. 아람어로 식물에 사는 기생충을 만후라고 부르는데 이 만후가 만나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사막에 사는 곤충들로부터 수분이 포함된 분비물이 나왔는데 그것들이 만나였다고 한다. 특히 사막의 건조하고 황량한 환경에서 곤충들이 식물의 줄기나 잎을 뜯어먹고 달콤한 맛을 내는 당성분이 함유된 분비물을 배출하면 그 분비물이 포함된 단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수분이 빠져나가 빠르게 말라붙어 끈적끈적한 느낌을 주는 고체 물질이 되고 나중에는 하얀색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동남쪽의 네게브 사막에는 타마리스크라는 나무가 많이 자라는데 남유럽과 서아시아에 널리 서식하는 곤충 트라부티나 마니파라는 이 타마리스크 나무의 수액을 즐겨 먹고 그 수액의 달콤한 당 성분이 함유된 분비물을 배출한다. 그래서 이 트라부티나 마니파라의 분비물이 만나였다고 주장하는 견해가 많다. 실제로 20세기 초 무렵 시나이반도에 살았던 아랍인들은 트라부티나 마니파라의 분비물을 가리켜 하늘의 만나라고 부르며 식료품의 일종으로 시장에 내달팔기도 했다. 다른 의견으로 서아시아 지역에 널리 분포하는 나무인 터키 소나무와 알레포 소나무의 수액을 곤충의 일종인 개각층이 빨아먹은 뒤 배출한 하얀색의 분비물을 만나라고 보기도 한다. 만나는 사막에서 자라는 나무의 수액을 먹고 곤충이 배출한 단맛이 나는 분비물이었다는 추측이 가장 믿을 만하다. 이것은 캐나다의 메이플 시럽과 우리나라의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마시는 것과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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