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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도덕경 11 ) 노자사상에서 上善若水의 물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나
    아들을 위한 인문학/도덕경(노자) 2022. 10. 8. 03:22

    노자사상에서 물을 상선약수(가장 탁월한 것이 물과 같다)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물은 우선 만물을 이롭게 해주는 특성이 있다. 철학을 연 탈레스도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하였다. 만물을 이롭게 해주는 기본적인 태도는 다투지 않는 것이다. 물은 이미 허락된 길만 찾아서 흐른다. 무엇을 자기 앞길을 막아도 다투지 않고 그저 묵묵히 돌아서 갈 뿐이었다. 물은 이런 특성이 있어서 모두가 좋다고 하는 곳에는 처하기가 어렵다. 좋다고 하는 곳에는 이미 다른 것들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물은 사람들이 모두 안 가려 하고 싫다고 하는 곳에 처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여 물은 결국에 탁월해지는 것이다

     

    싫어하다는 것은 이상하다고 익숙하지 않다는 것으로 새로운 것으로 통한다.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것은 기존의 익숙한 문법으로는 쉽게 해석되지 않는다. 바로크 시대의 바로크는 일그러진 진주로 포르투갈어에서 나왔는데 어딘가 이상한 것이라는 뜻이다. 새롭게 전개되는 시대가 그 이전의 시각으로 볼 때는 매우 이상했기 때문이다. 바로크는 르네상스가 퇴조하면서 새롭게 나타난 사조였는데 르네상스의 분위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새로 등장한 사조가 이상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제대로 된 진주가 아니라 일그러진 진주처럼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존의 방식으로 세계와 관계하는 습관에 젖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혁신을 이상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탁월함은 물과 같다는 의미는 외적 특성이 겸손과 부드러움보다는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도의 경지라고 할 수도 있다

     

    개인이나 나라가 모두 혁신의 흐름을 따르면 발전하고 따르지 않으면 정체하거나 낙후한다. 따라서 과거의 문법으로 현재를 해석하는 우를 범해서는 절대 안 된다. 영국은 증기 자동차가 발명된 자동차에 맞춰 적응한 것이 아니라 구시대의 운송 수단인 마차의 논리에 익숙해 있다가 마차의 기득권을 해치지 않으려고 새로운 흐름인 자동차를 규제해 버린다. 과거로 현재의 발목을 잡은 전형적인 예이다 따라서 주도권이 미국이나 독일로 넘어가게 되었다. 노자는 물의 특성을 많은 사람들이 다 이상하고 안 좋다고 하는 곳에 처하는 것에서 포착했다. 그런데 어색하고 이상한 것으로 출발하는 이 혁신의 물길을 어떻게 틀 수 있는가 ? 노자는 이것을 경쟁하지 않음으로 풀어나간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스스로는 경쟁에 빠지지 않는다. 경쟁 시스템은 자리 잡혀 있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는 정체된 사회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존 시스템이 견고해진다

     

    노자의 비친 물은 경쟁하지 않는다. 경쟁하지 않기 때문에 이미 있는 시스템 안에 끼어들기보다는 아무도 가지 않는 전혀 다른 길을 자신의 선택지로 삼는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이미 차지한 곳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는 아직 이상하고 어색하게 보이는 바로 그곳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곳은 누구도 먼저 차지하려고 덤비는 것이 아니다. 그 누구도 차지하려고 덤비지 않는 이상한 곳 거기에서 혁신의 씨앗이 남몰래 자라는 것이다. 창조의 기운은 누구나 다 아는 곳이 아니라 아직은 비밀스럽고 숨어 있는 이상한 곳에서 시작된다. 그 이상한 곳에는 도달하는 힘이 물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가장 탁월함은 물과 같다는 말이 나온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그래서 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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