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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도덕경 13 ) 자신의 몸을 천하만큼이나 아낀다면 천하를 맡길 수 있을 것이다에서 몸의 의미는
    아들을 위한 인문학/도덕경(노자) 2022. 10. 21. 03:37

    노자는 자기를 천하만큼 사랑하는 사람에게 천하를 맡길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자기는 자율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근본에서 있는 사람이다.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정치를 한다고 하는 사람보다는 나 자신을 한 인간으로 위대하게 완성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통치를 더 잘한다는 뜻이다. 자기가 속한 정당이나 나라를 위하여 산다는 사람은 뇌물을 받고 부패하기가 쉽다. 이는 나라와 정당을 위하여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자신의 완성과 존엄을 위하는 사람은 뇌물을 받거나 부패하기 매우 어렵다.

     

    이념에 빠진 사람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딱딱한 이념을 세상에 구현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념과 현실 사이의 엇박자를 해결하지 못하고 억지를 부리다가 쉽게 독재자가 되거나 실패한 통치자가 된다. 자신에 집중하는 사람은 이념에 빠지기보다는 자신이 발견한 문제를 숙고하게 된다. 이념에 덩어리인 천하에 빠진 사람은 대답만을 하기가 쉽고 자신에 집중하는 자는 질문하게 된다. 대답은 세상을 멈추게 하고 질문은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천하를 위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자보다 자신을 위한다는 사람이 훨씬 더 공적일 수 있다

     

    오늘날 정치 현실을 보면 독립적 개인이 아니라 폐쇄적 진영이 정치를 한다. 따라서 자기로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진영의 이익을 위해 논리도 법도 마음대로 해석하고 주물른다. 이는 진영의 요구를 수용하여 이념의 수행자로 존재하여 잘못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노자는 네가 너로 존재해야 이 폐쇄적인 진영을 무너뜨리거나 확장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나를 포기하고 조국과 민족을 위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우선 나부터 제대로 되고 보겠다는 태도를 지닌 사람들이 오히려 진실하다고 본다. 나의 존엄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포기하고서 펼치는 주장은 다 허구일 것이다.

     

    가령 사교모임에 정치와 종교 얘기를 꺼내는 것은 진정한 대화가 아니다. 이들은 믿음인 것이다. 그래서 정치나 종교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자기는 뒤로 숨는 것이라서 진짜 당신과의 대화가 힘들다. 이에 노자는 자기를 아끼고 또 아낀 자기를 전면에 등장시킬 수 있는 사람이 진실한 사람이라고 보고 있다. 몸에 대한 노자의 사유는 결국 자기에 대한 사랑으로 귀결된다. 공자는 계속해서 너를 학습시키고 단련시켜 바람직한 우리 가운데 한명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야 도덕적 인격으로 성숙한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에 노자는 네가 너를 포기하고 우리 가운데 한명으로 존재하면서 만들어가는 우리는 특정한 이념에 갇혀서 쉽게 경색되고 굳어버리기 떄문에 네가 우선 너 스스로를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자율적 인간으로 성장해야 건강한 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노자는 개별적 존재로서의 내가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중시하고 공자는 보편적 이념으로 무장한 우리를 향해서 나아가는 나를 중시한다고 볼 수 있다. 공자는 공동체를 중시하고 노자는 공동체를 중시하지 않는다고 이해하기 쉬우나 공자는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거기에 나들을 편입시키는 방식의 공동체를 지향하고 노자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나들의 연합으로 형성되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다. 현대는 몸은 철학적 주제도 등장한다. 근대까지는 몸보다 이성에 집중하여 인간은 이성을 매개로 사유하거나 사회를 꾸리면 집단화하는 성향을 보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능력 그것이 이성이다. 반면에 몸은 개별화의 토대로 내가 집단으로부터 나로 분리되고 개별화되는 근본적인 토대는 몸이다.

     

    노자를 이해하는데 큰 오류는 무정부주의자라고 보는 것이 있는데 그렇치 않다. 공자는 정부가 특정한 이념을 근거로 주도권을 가지고 나들을 끌고 가는 중앙집권제를 추구하고 노자는 나들한테 최대한 주도권을 주어서 나들이 길을 내면서 가게 하는 지방분권적 시스템을 추구한다. 따라서 공자와 노자는 우리라는 정부의 개념이 달리 볼 수 있다. 한편 도덕경에는 총욕약경(寵辱若驚)은 명예로운 일을 당하거나 수모를 당하거나 모두 똑같이 놀란 듯이 하라는 뜻으로 놀란다는 것은 자신을 거기에 가두지 말라는 의미이다. 칭찬이나 실력의 비판에 따라가다 보면 정작 자기 자신을 잃어버려 놓칠 수 있으니 이 모든 것을 경계하며 항상 진짜 자기 자신을 지키기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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