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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3 - 도덕경에서 노자의 표현방식이 논어의 공자와 다르다는데아들을 위한 인문학/도덕경(노자) 2022. 8. 13. 05:08
도덕경은 시처럼 쓰였을 확률이 크다. 산문은 논문체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고 시는 운문체나 노래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크다. 산문은 논증적이고 설명적이며 격으로 따지면 소리쪽으로 열려 있는 시가 산문보다 훨씬 높은 경지에 있다. 도덕경은 통치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읽어야 하는 책이고 논어는 중간 관리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도덕경은 직관과 통찰에 이르게 하는 언어의 힘으로 써졌다. 산문은 논증적 해설로 강요하는 면이 있어 시가 산문보다 수준이 높다는 것은 읽는 이 나름대로 의미를 구성하게 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시는 해석의 여지가 열려있어 개방성을 보여주며 논어는 폐쇄성을 가진 면이 있다
논어는 문답식으로 이루어져 메시지가 분명하다. 이견이나 다른 해석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노자의 도덕경은 그 의미의 넓이와 두께가 다르게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의미를 전달하는 매커니즘이 논어와 전혀 다른 형태이다. 즉 텍스트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는 노자가 독자로 하여금 자기에게 맞는 어떤 두께와 색깔을 건축하게 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논어는 늘 자 왈이 등장한다 말씀하셨다라는 음성중심주의로다. 니체에 의하면 모든 언어 행위는 폭력이있다. 말을 한다는 행위에는 내 말을 받아들여라 하는 무의식적 폭력성이 내재해 있다. 반대로 불경은 如是我聞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렇게 들었다라는 뜻으로 이것은 상대적으로 화자의 권력이 훨씬 약해진다
도덕경에는 노자 왈이라는 말이 안 나오고 대신 是以라는 말이 나온다. 자연이 이러하기 때문에 우리도 이러하자는 식의 표현이다. 과감히 주어가 등장하여 자신의 말을 설파하는 문장이 거의 없다. 화자가 자신의 권력의지를 약화시키니 자연스레 청자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커진다. 그런데 공자 왈이라고 하면 청자의 자율성보다는 화자에 복종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암묵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도덕경의 노자의 메시지 전달방식이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다. 이것은 노자의 삶의 태도가 그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형식이 되었다. 이처럼 노자와 공자는 세계를 대하는 방식과 태도가 서로 달랐다. 그렇기에 말하는 태도도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은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또 세계를 어떤 태도와 입장으로 바라보는가에 따라 발화 형식이 달라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도덕경은 시적이고 논어는 산문적이다. 통치자의 언어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 하나하나 지시하지 않아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알아서 행동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노자의 수사학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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