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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 7 ) 담담한 맛과 평범한 사람이 진짜 진국이다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2. 8. 9. 06:23
잘 익은 술, 기름진 고기와 맵고 단 것이 참맛이 아니다. 참맛은 오직 담담할 뿐이다. 신기한 재주를 부리고 별다른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고 세상의 이치를 아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의 이치를 아는 사람은 다만 평범할 뿐이다
옛날에는 과거시험에 장원급제를 하면 머리에 어사화를 꽂고 말에 올라 서울 장안을 돌아다녔다. 사람들은 모두 일손을 놓고 길에 나와 부러워하며 구경을 했다. 그런데 한 나무꾼이 걸어와 말했다. 나도 부모님이 가난하지만 않았다면 공부해 족히 장원이 되었겠소 나무꾼의 말에 장원은 호기심이 생겼다. 당신은 어떤 재주가 있소? 그 재주를 어디 한번 보여주오. 장원은 나무토막 가운데에다 검은 줄을 하나 긋고 쪼개 보라고 했다. 나무꾼이 천천히 도끼를 높이 들어 내리치자 줄을 따라 쫙 양쪽으로 쪼개졌다.
그런데 구경하던 사람 중 기름 장수가 끼어들었다. 저는 기름장수이요 저울을 쓰지 않고 정확히 양을 따를 수 있지요 기름 장수는 주머니 속에서 가운데 구멍이 뚫린 엽전 하나를 꺼내더니 병 주둥이 위에 올려놓고 큰 기름통을 기울려 엽전 구멍으로 기름을 흘려 부었다. 따라 놓은 기름을 보니 정확히 한 말이었다. 장원의 입에서 감탄의 말이 나왔다. 여러분들 부끄럽습니다. 모두 다 장원이시군요. 장원은 말을 마친 후 조용히 말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갔다. 드러나지 않은 인재가 많음을 알아 늘 낮은 자리에서 겸손하게 처신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여기에서 각자의 탈란트가 있어 그 역할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과거시대에는 전문직종인 사자로 끝나는 업종의 전성시대로 불렸으나 이제는 정보화시대로 정보나 기술이 대접받는 시대로 모든 것이 보편화 되어 누가 잘 났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 마디로 권력의 대중화가 이루어지는 시대므로 어느 분야든 장인정신으로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고 이는 평범하고 담백한 사람의 시대가 존경받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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