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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제국의 해제로 생겨난 터키 공화국 등 수립에 대해서아들을 위한 인문학/정치 2022. 7. 18. 04:46
1923년 10월 터키의 소도시 앙칼라에서 터키 공화국이라는 새로운 국가의 탄생을 선포하는 행사가 열렸다. 동유럽, 북아프리카, 서아시아 세 대륙을 호령했던 오스만투르크가 인구 수백만의 이스탄불을 버리고 소도시에서 새로운 나라를 선포했다. 1913년 오스만투르크와 청년 투르크당 정권의 혼란은 강력한 권력 집단 출현에 대한 요구로 이어졌고, 결국 청년 투르크당의 한 분파였던 연합진보위원회가 쿠테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하고 일당독재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 체제의 지도자가 이른바 세명의 파샤(가장 존경하는 장군)인 탈라트, 엔베르. 제말이다. 그러나 이들은 제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측에 참전하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고 1915년에는 적국 러시아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아르메니아 기독교도 100여만 명을 학살하는 인종청소를 단행했다. 이러한 극단적 민족주의는 제 1차 세계대전 과정에서 오스만투르크가 산산히 쪼개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연합군은 오스만투르크 영토 내 여러민족의 반란을 부추겼다.
무스파타 케말 전쟁이 예상외로 장기화되고 소모전으로 흘러가면서 오스만의 힘이 약화된 틈을 타 수 많은 민족들이 분리 운동을 펼쳤다. 와하브 운동이 활발했던 아라비아 반도에서는 이븐 알리와 무하마드 이븐 사이드 등이 새로운 나라 건설을 꿈꾸고 있었는데 영국이 정보 장교 토마스 로렌스 대텽일 파견하여 이 운동에 개입했다. 영국의 공작으로 이븐 알리 세력과 이븐 사우드 세력이 갈등을 빚으면서 엉망징창이 된 사이, 영국은 바그다드까지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하여 이스탄불의 오스만을 압박했다. 이어 영국은 이븐 사우드 세력에게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민족들을 부추겨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으로 분리되게 만들고, 유럽의 유대인들에게는 팔레스타인이 약속의 땅이 될 거라고 약속했다. 이로써 아라비아 지방은 사우디, 시리아, 요르단, 미래의 이스라엘 등 여러나라로 분리 독립하게 되었다
그리스-터키 전쟁(1919-22) 1918년 독일이 항복한 뒤 이스탄불로 연합군이 진주하자, 연합진보위원회는 깨지고 말았다. 세명의 파샤는 각기 망명했지만 탈라트는 베를린에서, 제말은 그루지야에서 아르메[니아인에게 암살당했으며 엔베르는 중앙아시아로 가 반소, 반공 운동을 전개하다가 공산군에게 총살당했다. 텅빈 오스만투르크의 이스탄불로 외국 군대들 특히 대 그리스를 꿈꾸는 그리스 군대가 밀려들어 왔다. 이때 무스타파 케말 장군이 군대를 이끌고 나가 그리스 군대를 격파했다(사카르야 전투) 일약 투르크인의 영웅으로 떠오른 무스타파 케말이 1923년 오스만투르크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투르크 공화국, 터키를 건설하였다. 터키 공화국은 오스만투르크의 단절을 선언했다. 이는 기존 이슬람제국의 영토에 대한 포기도 의미했다. 터키는 과거 전성기때 거의 1천만 제곱킬로미터의 영토를 다스리던 오스만 제국에서 이제 아나톨리아 지역 78만 제곱킬로미터를 다스리는 공화국에서 축소되었다
또한 정경분리를 단행하여 철저한 세속주의를 표방했다. 서구식 민주공화국 원칙에 따라 나라를 운영하고, 이슬람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했다. 남녀평등을 도입하고 터번 대신 양복과 중절모를 입도록 했으며, 터키어를 표준어로 하고 알파벳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이로써 이슬람 제국은 칼리프와 술탄으로 대표되는 정치체제를 완전히 잃었다. 한편 사파비 왕조를 계승한 카자르 왕조의 페르시아 지방도 변화를 겪는다. 페르시아 지방은 19세기부터 러시아의 남하를 막는 영국의 전략적 요충지였고, 이 지역에서 영국은 레자 탈레비 대령과 손을 잡고 쿠테타를 일으켜 카자르 왕조를 무너뜨리고 이란 왕국을 세웠다.. 탈레비 왕조 역시 터키처럼 세속주의에 따라 서국적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팔레비 왕조는 민주주의를 도입하지 않고 영국과 미국과 연합하여 석유 수출의 이익을 왕과 유럽이 나눠 먹는 쪽을 택했고 결국 1979년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 팔레비 왕조는 무너지고 이란은 이슬람 공화국이 되었다
한편 이집트에서는 영국의 지배를 거부하는 저항운동이 일어났다. 그러자 영국은 왕정유지, 영국군 기지 및 군대 주둔, 수에즈 운하의 영국관리 보장, 이집트 의회의 영국 통제 등을 조건으로 독립을 허용했다.. 이제 이슬람 제국은 완전히 분할되었다. 전체적인 판도를 보면 서아시아는 동쪽으로부터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이라크, 사우디, 시리아, 요르단, 팔레스타인 등이 독립하였다. 북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가 독립하고 리비아, 알제리, 모로코 등은 1947년까지 유럽의 식민지로 남았다. 그리고 아나톨리아 지역은 터키가 되었다. 완전히 해체된 이슬람 지역은 불행히도 평화와 안전을 얻지 못하고 현대사회를 뒤흔드는 엄청난 사건, 바로 이스라엘과 벌인 중동전쟁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한편 터키 공화국은 투르크 민족주의를 계승하여 이민족에 대해 포용적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터키 동부의 쿠르드족 문제가 비화되고 쿠르드족은 제 1차 세계대전때 독립을 약속받았지만 전후 이 약속이 폐기되는 바람에 터키, 이라크, 이란 세 나라의 국경 지역에 분리된 상태로 남았다. 1980년 터키가 쿠르드족을 대상으로 동화정책을 시행하자 이에 저항하면서 쿠르드 사태는 중동의 또 하나의 분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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