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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넓은 나라지만 지리에서 유럽에서 주도권 싸움에 힘겨워지는 러시아에 대해서아들을 위한 인문학/정치 2022. 10. 11. 04:20
러시아는 광활하여 면적이 무려 1709만㎢에 달하며 숲과 호수 얼어붙은 툰드라, 스텝, 타이가, 산맥 또한 마찬가지로 넓다. 어느쪽을 가더라도 러시아고 러시아 곰이 있다고 하여 나라의 상징도 곰을 정했다. 러시아 사람들은 곰을 가리켜 꿀을 좋아하는 자라는 뜻의 메드베디라 부른다. 우랄 산맥의 서쪽은 유러피언 러시아이며 동쪽 땅은 시베리아로 베링해와 태평양까지 뻗어 있다. 21세기인 지금도 기차로 이 나라를 횡단하려면 엿새는 잡아야 한다. 이 곰의 속내에 대해서 1939년 영국 윈스턴 처칠은 러시아는 수수께끼 이며 미스터리라는 포장지로 여러겹 싸매져서 불가사의 안에 있다 여기 안에는 러시아의 국익이 있다고 했다. 여기에 강인함을 위해 러시아인들이 경외하는 것이 군사력이라고 하였다
북유럽평원은 프랑스에서부터 우랄산맥까지 남북으로 장장 1600km나 뻗어 있어 자연스럽게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경계가 되고 있지만 그폭은 482km에 불과하다. 북쪽의 발트해부터 남쪽의 카르파티아 산맥까지 내달리고 있다. 이 북유럽평원은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의 북서 지역을 아우르는 한편 폴란드 국토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양날의 칼로 폴란드는 러시아가 군대를 이동시켜야 할 때는 상대적으로 좁은 통로지만, 반대로 적군이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것을 저지시킨다. 이에 모스크바로 접근해 온다 해도 적군은 이미 길어질 대로 길어진 보급로를 감당키 어려울 것이다. 1812년 나폴레옹이 그랬고 1941년에는 히틀러가 이 실수를 되풀이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극동 지역에서도 러시아를 지켜주는 건 지리다. 일단 아시아에서 아시안 러시아 내로 군대를 이동시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끝도 없는 눈벌판 말고는 달리 공격할 대상이 없다. 지나치게 길어진 보급로와 러시아군의 반격 가능성이라는 악조건을 견딜기가 어렵다. 이런 러시아의 지리적 환경에서도 서쪽으로 침략을 받았다. 1605년 폴란드가 북유럽평원을 건너 들어왔고 1708년 스웨덴이 침공해 왔다. 그리고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두차례 침공 1853년부터 1856년의 크림전쟁에서도 침입해 평균 33년꼴로 전투를 치렀다. 한편 1945년 제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될 무렵 독일을 점령하므로 소비에트 연방에 포함시켰다. 1949년 미국주도로 유럽과 북미 국가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 즉 나토가 출범했고 1955년에 유럽의 대다수 공산주의들이 군사적 방어와 상호호혜를 내세우는 바르샤바 조약기구를 결성했다. 1980년대 초반부터 녹이 슬기 시작해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산산조각이 되었다
푸틴 대통령은 소비에트 연방의 마지막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안 좋게 생각한다. 그로 인해 러시아 안보가 취약해졌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나토에 가입하지 않기로 약속한 국가들과 협력을 다지는 한편 나토의 접근을 초조하게 지켜보았다. 하지만 1999년 체코공화국에 이어 헝가리와 폴란드 2004년에는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발트 3국 등이 2009년에는 알바니아까지 나토에 가입했다. 지금은 미국의 군대가 모스크바에서 몇 백 km 떨어진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에 버젓이 주둔하고 있다.
러시아 개념이 성립한 시기는 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우크라이나인 드네프르 강 연안의 도시들과 키예프 공국으로 알려진 동슬라브 부족들의 연합 형태가 그 기원이다. 그러나 당시 한창 제국을 확장해 나가던 몽골인들의 남부와 동부지역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13세 무렵이 되자 이들의 공세는 정점에 치달았다. 결국 당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러시아는 모스크바 북동쪽과 그 주변에 다시 터를 잡았다. 모스크바 대공국으로 알려진 초기 러시아는 방어력이 취약했다. 1533년 권좌에 오른 이반 대제는 러시아의 동쪽의 우랄산맥지대와 남쪽의 카스피해 그리고 북극권 한계선까지 확장했다 18세기에 들어서자 러시아 제국을 설립한 표트르 대제에 이어 1721년 예카테레나 여왕이 즉위했다. 이제 비로소 러시아는 서쪽으로 눈을 돌려 무역을 장려하고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며 유럽의 맹주들 가운데 하나로 세력을 키워갔다. 이에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현재 발트해 국가들을 손에 넣었다 20세기에는 러시아는 소비에트 연방이라는 소련을 결성해서 미국에 대적하는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했다
붕괴된 소련은 15개 국가들로 나뉜다. 먼저 중립 성향의 나라들로는 우즈베크스탄,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들은 에너지를 자급자족하고 있으며 안보와 무역을 위해 굳이 어느편의 신세를 질 일이 없기 때문이다. 친러시아 진영에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벨로루시 그리고 아르메니아를 넣을 수 있다. 이 나라들의 경제는 동우크라이나처럼 러시아와 상당 부분 맺어져 있다. 이 다섯 나라들 중 카자흐스탄과 밸로루시가 러시아와 합심해서 일종의 빈곤국가들의 유럽연합이라 할 수 있는 유라시아연합을 결성했다. 그리고 다섯나라 모두 이른바 집단안보보장기구라는 명칭으로 러시아와 군사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러시아는 키르기기스탄과 타지키스탄, 아르메니아에도 군대를 배치해 두고 있다. 친서방은 나머지로 나토에 가입하거나 가입하고자 한다. 특히 조지아, 우크라이나, 몰도바는 러시아의 지리적 인접성으로 나토에 가입할 경우 전쟁도 불사할 입장인 것이었다
러시아에게 세바스토폴은 단 하나밖에 없는 진정한 부동항이다. 그러나 흑해를 지나서 지중해로 진출하려면 나토 회원국인 터키의 간섭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러시아는 시리아 지중해 연안인 타르투스에 소규모 함대를 배치해 두고 있다. 이것은 2011년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했을떄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고 있음을 부분적으로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리고 크림 반도는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954년 우크라이나 공화국에 양도하기 전까지 2백년간 러시아의 지배 아래 있었다. 크림 반도 인구의 60%가 민족학적으로 러시아인라고 하니 푸틴은 우크라이나 반정부 데모를 지원하였다. 현재 상황은 돈바스지역 등 동부와 남부주 4개주를 합병하며 핵전쟁도 불사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러시아는 몰도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카르파티아 산맥이 굽이쳐 돌아가는 남서부는 이른바 트란실바니아 알프스를 형성하고 있고 남동부는 흑해로 내려가는 평야지대이기 때문이다. 이 평야지대가 러시아로 진입하는 평탄한 복도로 여겨질 수 있다. 따라서 폴란드에서 폭이 좁아지는 북유럽평원의 통제권을 확보하기를 갈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흑해를 확보해서 과거 베사라비아로도 알려진 지역의 통제권을 쥐려는 것이다. 러시아와 서유럽 연합군이 오스만 투르크를 두고 싸웠던 크림 반도 전쟁이 종식 된 후 파리조약에서 몰도바에게 베사라비아를 돌려주어야 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다뉴브강과 확실하게 단절됐다. 한편 1991년 몰도바가 독립하자 러시아어 사용 주민들이 봉기를 일으켜 몰도바 주민들간의 단기간 전투가 벌어지자 러시아가 사태를 진압하고 군대를 배치하게 되었다 몰도바는 러시아에 연료를 의존하고 러시아는 질 좋은 와인을 수입하지만 양국관계는 수시로 변하고 있다
조지아는 러시아의 통제목록에 들어가 있다 2008년 벌어진 조지아와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조지아 영토의 상당 부분이 러시아 군대에 점령당했다. 조지아는 캅카스 산맥 남쪽 지역이고 러시아는 인접한 아르메니아에 부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모스크바로서는 여분의 완충지를 더 늘리고 싶겠지만 굳이 조지아의 나머지를 취하지 않고 있다. 다만 조지아의 나토 가입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지금의 형국은 달라질 소지가 있다. 나토 회원국 정부들이 조지아를 거부한 것은 러시아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서이다. 또한 현 단계에서 핵무기는 제쳐두고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면 군부대가 아니라 가스와 석유이다. 러시아는 국익 증진을 위한 에너지 권력을 행사하여 실례로 핀란드가 발트해 국가들보다 좋은 조건으로 가스를 들여오고 있다. 유럽 내의 가스와 원유 수요의 평균 2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심지어는 50-100%까지 러시아에서 공급받고 있다
발트해를 경유하는 북쪽의 노르 스트림 라인은 독일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 아래 즉 벨로루시를 뚫고 지나가는 야말 파이프라인은 폴란드와 독일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남쪽의 블루 스트림은 흑해를 경유해 터키에 가스를 공급한다. 사우스 스트림는 2015년부터 오스트리아, 세르비아, 불가리아, 이탈리아까지 라인을 세웠다 한편 미국에서 불고 있는 셰일 가스 생산 붐은 미국의 에너지 자급을 가능케 할 뿐 아니라 잉여분을 거대 에너지 소비국들 중 하나인 유럽에 팔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가스를 액체 형태로 만들어서 선적한 뒤 대서양을 건너야 한다. 그리고 유럽국가들은 이 액화천연가스인 LNG를 받아서 가스 형태로 되돌리려면 유럽 연안에 터미널들과 부두들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그리고 체코도 LNG터미널을 짓고 있다. 러시아는 파이프수송 가스가 액화가스보다 비용이 덜 든다는 점을 강조한다. 물론 LNG가 러시아산 가스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가격협상이나 대외정책 측면 위축된 유럽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잠재적인 가스 판매 수입 축소에 대비해서 러시아는 아예 파이프라인을 남동쪽으로 보내서 중국에 대한 판매를 늘릴 계획도 세우는 중이다. 이는 지리적 특성에 바탕을 둔 경제전쟁이라고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의 두 거대 공룡은 경쟁관계이긴 하나 다양한 차원에서 협력도 이어간다. 2018년부터 러시아는 한해에 380억㎥에 달하는 가스를 향후 30년간 4천억 달러에 공급하는 계약을 중국과 체결했다. 1945년에 러시아 군대가 만주를 점령한 때도 있지만 오늘날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카자흐스탄에서 차후 어떤 세력이 주도권을 쥘지 두나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두나라의 공산주의 이념의 리더십을 두고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군사적 차원의 협력을 하고 있다. 그것이 2015년 두나라가 지중해에서 실시한 합동 군사 훈련이었다. 한편 러시아와 중국은 나폴리에 주둔하는 미국의 제 6함대를 포함해서 이 지역에서 나토의 영향력을 제거하자는데 의기 투합했다. 러시아는 가파른 인구감소로 겪고 있다. 현재 인구는 1.4억명으로 평균 수명이 65세 이하로 193개 유엔 회원국들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러시아는 근래 우크라이나 사태는 예견된 일이고 더 이상은 물러설 수 없다는 러시아의 위기의식과 자존심에서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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