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travel)과 관광(tour)의 어감 차이는 어떠한가 ?

여행은 자기 집에서 나와 멀리 낯선 곳으로 떠나는 행위다. 낯선 곳으로 떠나는 자의 마음속에는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그런데 우리는 여행을 떠날 수도 있고 관광을 갈 수도 있다.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하는게 여행이고 남이 세운 계획에 따라 수동적으로 하는게 관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자유여행과 패키지 관광의 특성일 수는 있어도 여행과 관광의 차이일 수는 없다

 

관광과 여행은 다른 별개의 것이 아니라, 여행의 한 종류일 뿐이다. 곧 여행은 멀리 떠나는 일을 총칭하는 말이고, 관광은 그중의 일부의 것만 가리키는 말이다. 관광이라는 말은 주나라 역경에 나오는 관국지광(觀國之光)이라는 구절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국지광이란 한 나라의 빛나는 부분을 살핀다는 뜻으로 다른 나라의 훌륭한 문물을 보고 배우는 일을 가리킨다. 이는 산수를 즐기며 유람하는 사적 행위가 아니라 자국을 이롭게 하기 위해 타국의 문물과 제도, 풍속 등을 살피는 공적 행위였다, 관광은 뒷날 유람과 같은 사적 행위로 뜻이 변화되었고, 오늘날에는 산업화되어 다양한 상품으로 소비되고 있다

 

관광은 경치가 빼어난 곳이나 문화 유적지, 기타 명소 등을 찾아다니며 보며 즐기는 행위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여행사를 통해서 패키지 관광상품이다. 흔히 가이드가 여행자들을 인솔하는 이 상품은 짧은 시간에 알짜배기 볼거리를 효율적으로 구경시키는 장점이 있으나 새로운 문화나 풍습을 밀도 있게 접촉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자유여행인 테마여행이니 하는 것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관광과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패키지 상품의 단점을 보완한 다른 형태의 관광상품일 뿐이다

 

여행의 외연은 매우 넓다. 좁게는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훌쩍 낯선 곳으로 떠나는 일을 가리키지만 넓게는 레저,위락,친목,답사,구경,업무 등을 위해 집을 떠나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 가는 일을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관광이나 유람뿐 아니라 회사원이 출장을 가거나 대학생이 엠티를 떠나는 일도 넓은 의미의 여행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여행가와 관광객은 여행하는 태도와 목적이 다른다. 관광객이 좀 더 확실한 목적과 일정에 따라 움직이면서 볼거리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사람이라면 여행가는 자유롭게 낯선 문화나 풍속과 접촉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정신적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다. 그런가 하면 유람객은 주로 명승고적을 찾아다니며 즐기는 사람을 가리키며, 나그네는 자기 집을 떠나 정처없이 떠나는 사람을 예스럽게 이르던 말로 오늘날에는 문학적 표현에 주로 쓰인다. 유람객은 관광객과 큰 의미 차이는 없으나 관광객에 비해 고풍스러운 어감이 강하고 사용빈도도 현저히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