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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을 일으킨 계기가 되었던 목화는 어떻게 유래되어 발전했나아들을 위한 인문학/일반상식 2022. 2. 5. 02:29
<인류의 의복문화를 혁명적으로 바꾼 하얀 부드러운 목화>
인류 최초의 의복은 에덴동산에 살던 아담과 하와의 나뭇잎이다. 그리고 고대인은 풀을 엮고 식물에서 섬유를 추출해 의복을 만들었다. 또한 석유에서 나온 화학섬유가 있으나 이 모든 것이 자연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옛날에는 식물을 이용해 다양한 의복을 만들어 입었다. 그 대표적인 식물이 마로 삼과에 속하는 대마, 아욱과의 어저귀와 황마, 쐐기풀과의 모시풀, 아마과의 아마 등 다양한 식물이 섬유를 짜는 원료로 이용된다. 그뿐 아니라 옛날식 비옷인 도롱이는 볏집이나 참억새를 엮어 만들었고 삿갓사초라는 사초와 풀의 잎을 엮어 우산을 만들기도 했다
인류의 의복에 쓰인 고급 재료에 비단이 있다. 비단은 누에가 고치를 만들기 위해 뱉어낸 실을 말한다. 누에를 키우는데 뽕나무 잎이 필요했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 심었다. 보통 식물은 줄기를 곧게 세우느라 단단해진 섬유가 원료지만 목화는 이와 달리 씨앗을 감싸고 있는 부위에서 섬유를 채취한다. 목화는 씨앗을 보호하기 위해 부드러운 섬유로 감싸는데 이 부드러운 섬유가 바로 목화솜이다. 인류는 새하얗고 부드러운 독특한 모양과 구조를 지닌 식물 목화를 발견하고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혁명적인 의복문화를 일구었다
<동물의 털과 새의 깃털에서 옷감을 구하던 시대>
한랭한 초원지대에는 식물이 풍부하지 않다. 그러므로 이런 곳에서는 동물 가족이나 털에서 얻은 재료로 옷을 만들어 입었다. 원시인들은 동물가죽을 그대로 몸에 걸치고 다녔다. 그러다가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난 동물 털과 새의 깃털을 이용해 옷을 만들어 입었다. 특히 양은 인류에 훌륭한 의복 재료를 제공했다. 양털은 주로 호주,뉴질랜드,아르헨티나,미국에서 많이 생산되고 호주는 전 세계의 1/3을 차지하고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이 주렁주렁 열리는 식물을 상상한 유럽인>
목화는 식물학적으로 크게 네 종류로 나뉘는데 그중 두 종류의 원산지가 인도다. 인도는 기원전 3000년, 페루는 기원전 2500년, 이집트는 500년부터 목화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고대 인더스 문명 이후 목화섬유 산업은 인도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면직물을 맨 처음 손에 놓은 중세 유럽인인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살갗에 닿는 감촉이 포근하고 따뜻한 데다 상당히 가벼우면서도 착용감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은 섬유는 마땅이 동물의 털에서 얻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다 보니 유럽인은 양이 과일처럼 주렁주렁 열리는 식물이 있는 모양이라고 상상했을 정도로 신비한 식물로 여겼다
<목화가 없었다면 산업혁명도 없었다는데>
현대 공업화 사회는 18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그 산업혁명을 불러온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목화라는 식물이다. 무명은 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7세기 무렵 영국 동인도회사가 인도무역을 시작하는 과정의 일이었다. 영국정부는 인도산 무명 수입 금지 조처를 내렸다. 품질이 뛰어난 인도산 무명의 영향으로 영국 모직물 산업이 타격을 입은 탓이었다. 그러나 영국은 면직물 재료인 목화만 인도에서 수입하고 면직물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후 영국은 공장제 수공업으로 면직물을 생산했다.
무명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플라잉 셔틀이라는 단순한 도구가 등장했다. 천은 씨날과 날실을 엇갈려 짜 가는 과정에 완성된다. 천 크기가 커지면 손으로 씨날을 넣은 북을 통과하게 하는 과정 자체가 어려워져 도움의 손길을 필요하다. 그런데 플라잉 셔틀에는 수레 바퀴처럼 생긴 롤러가 장착되어 그 사이로 씨날이 빠르게 통과했다. 플라잉 셔틀 방명으로 천을 짜는 과정은 극적으로 효율이 높아졌다. 이런 식으로 직조 작업 효율이 높아졌으나 이번에는 실을 잣는 작업이 따라가지 못했다. 조금 지나 실을 잣는 방적기가 등장하면서 대규모 시설 내부에서는 작업 분업화가 이루어졌고 공장 규모가 커졌다. 18세기 후반에 이르자 석탄을 이용하는 증기기관이 출현하면서 기계화가 실현되고 대형 공장에서 면직물 대량 생산이 가능해 지는데 이것이 산업혁명이었다. 산업혁명은 면직물 값이 폭락하고 인도 면직물 산업은 괴멸 수준이 되었다
<흑인노예롤 착취하는 목화재배와 삼각무역으로 부를 일군 신생국 미국>
19세기 들어서면서 영국은 인도에서 생산하는 목화만으로는 면직물 재료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영국은 필사적으로 새로운 목화 공급지를 찾아 나섰다. 그 적임지가 미국이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담뱃재배가 성행했으나 기호품인 담배는 가격이 불안정했다. 그런 만큼 미국의 입장에서는 목화 수요가 많은 영국은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미국에서는 목화 재배가 좋은 드넓은 토지가 있었다. 문제는 목화를 수확하는 일이 수작업이어서 일손이 부족했다. 목화씨는 부드러운 섬유가 둘러싸고 있는데 열매가 가시가 돋아 있다. 목화 수확이 고된 노동을 수반하는 중노동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아프리카에서 흑인을 노예로 끌고 왔고 그들의 희생으로 영국에 목화를 팔아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셈이었다. 미국은 대량의 면화를 영국으로 운송했고 영국은 기계로 생산한 면제품과 공업제품을 미국으로 운송했다. 배를 화물로 가득 채운 이 무역은 삼각무역으로 불렸는데 삼각형 경로로 배가 오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노예해방에 숨어 있는 링컨 대통령의 교활한 책략>
목화를 생산하여 영국 등 다른 나라에 수출하던 미국 남부는 급속도로 경제가 발전했다. 한편 공업이 주요 산업이던 북부는 영국에서 수입한 공업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보호무역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보호무역을 시행하면 영국은 비롯한 다른 나라에 목화를 수출해 먹고 있는 남부로서는 불리한 상황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았던 미국 남부는 보호무역이 아닌 자유무역을 원했다. 이런 이해관계 대립으로 남북전쟁이 발생했다. 남북전쟁이 일어나자 미국에서 영국으로 가던 목화 수출량은 급감했다. 북군은 남부의 돈줄을 막기 위해 항구를 봉쇄해 수출을 저지했다. 남부도 자체 계산으로 목화 수출를 줄였다. 이는 목화 수입을 원하는 영국이 남부를 지원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자 했다. 이에 링컨 대통령은 노예해방 선언이라는 히든카드를 내놓았다. 이는 전쟁목적이 노예해방에 있다고 해서 영국이 남부를 지원하지 못하게 했다는 고도의 전술이 있다
<아랄해를 사라져버리게 만든 중앙아시아의 목화재배>
미국 남북전쟁으로 목화 수급에 차질을 빚은 나라는 영국만이 아니라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같은 한랭지역에서는 목화솜처럼 따뜻한 섬유가 필요품이다. 러시아는 목화를 직접 재배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그때 러시아가 목화 산지로 선정한 곳이 중앙아시아의 투르키스탄이다. 지금은 우즈베크스탄은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목화 생산국이다. 그러나 물이 많이 필요하여 러시아는 거대한 호수 아랄해에서 물을 끌어다가 드넓은 목화밭에 공급할 수 있도록 관개시설을 정비했다. 아랄해는 세계 4위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한 호수로 한반도 면적의 1/4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한편 물은 갈수록 줄고 급기야 수위가 내려가면서 지금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다. 아랄해를 중심으로 어업에 종사하던 지역 주민들 역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떠나는 바람에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마을이 속출했다. 이처럼 목화재배로 이루어진 비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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