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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은 고대 그리스의 지성인들이 술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는데서아들을 위한 인문학/일반상식 2021. 11. 22. 05:13
심포지엄(symposium)은 한 주제에 대해 두사람 이상의 전문가 의견을 나누고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인 학술 토론을 말한다. 행사 후에는 보통 술을 마시며 친교의 시간을 갖는데 이를 거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심포지엄의 본래 의미를 퇴색시켰다고 거북해 할지도 모르지만 어원상으로는 심포지엄이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심포지엄의 어원은 그리스어 심포지온이다. 심(sym)은 같이라는 뜻이고 포시온(posion)은 술을 마심이라는 뜻이다. 의역을 하자면 학자들이 화기애애하게 술을 마시는 모임 정도가 될 것 같다. 심포지온이 라틴어에서 심포지엄으로 변화해 16세기 영어를 거쳐 오늘날까지 그대로 쓰이게 되었다
심포지엄을 정확한 의미를 알려면 고대 그리스의 사회 모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모임은 보통 두 부분으로 나누었다. 먼저 연희에서 식사를 하고 그 후 식탁이 정리되면 곧바로 주연을 열었다. 이 주연을 그리스어로 심포지온이라고 불렸다. 여기에 초대 받은 사람들은 재담, 시 낭송 또는 악기 연주 등으로 흥을 돋우었다. 주연에 대한 기록은 플라톤의 <향연>에 많이 남아 있다. 향연의 책의 내용은 비극 시인 아가톤의 집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로 철학자 소크라테스, 희극 시인 아리스토파네스, 의학자 에뤽시마코스를 비롯한 여러사람들이 지적 향연을 벌인다
함께 식사를 하고 의례적인 절차를 마친 후 본격적인 향연 행사 즉 술판을 벌일 참인데 파우사니아스가 전날 과음 때문에 술을 피하고 싶다고 말을 꺼낸다. 그를 시작으로 하여 아리스토파네스, 에뤽시마코스, 파이드로스가 한마디씩 거들면서 합의가 이루어지고 결국 에뤽시마코스가 술은 자율적으로 마시고 이야기로 즐기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 시대의 수준 높은 주연에서는 음주를 어디까지 부차적인 것으로 생각했고 주어진 주제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18세기 이전까지 영국사람들은 고대 그리스 시대의 이러한 모임을 언급하며 선망했다. 18세기부터는 그와 비견할만한 당대의 모임들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는 양질의 술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다음 흥미로운 토론을 벌였다. 새뮤엘 존슨 박사가 이끄는 유명한 문학 클럽의 회원이었던 존 호킨스는 1787년 자신의 자서전에서 당시 모임을 심포지엄이라고 소개했다. 고대 그리스의 심포시온이 영국에서 부활한 것이다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심포지엄의 사교적 측면은 서서히 사라졌다. 특정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들어보는 공적인 성격의 학술 대회로만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한국인들은 아직까지도고대 그리스의 전통을 잘 지키는 것 같다. 심포지엄이 끝난 후에는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며 뒤풀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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