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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일 과천에서 벌어지는 줄광대의 아주 특별한 여행 ‘판줄’아들을 위한 인문학/조선시대 직업들 2021. 10. 2. 16:11
1300여년 맥을 이이오는 우리의 줄타기는 문헌에 승도, 주색, 답색희, 향희 등으로 나타난다. 줄타기가 언제부터 연행되었는지 정확한 시대는 알 수 없으나 고구려 고분벽화에 창우들의 가무백희가 보이고, 신라의 팔관회에도 창우들의 가무백희가 있었으니 그 속에 줄타기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한다
팔관회의 전통을 잇는 조선시대 나례에 줄타기가 있었다는 것은 조선 성종 때의 학자 성현이 지은 구나시에(날아가는 제비와 같이 가볍게 줄 위에서 돌아간다)이라는 시귀에서 알 수 있다. 그 당시 줄타기는 팔관회나 구나와 같은 궁중축제에서 연희되었고 관아나 사가의 연향에서도 공연되었으며 민간의 대동제, 단오놀음, 파일놀음 같은 마을의 큰 축제에서도 창우의 가무백희와 함께 공연되었는데 이중에서도 줄타기가 가장 인기를 끌었다. 송만재라는 선비가 창우의 가무백희를 보고 지은 관우희라는 글에 보면 줄타기, 판소리, 죽방울, 땅재주, 판춤등이 공연되었는데 한상 줄타기가 인기가 있어 제일 먼저 노는 것이나 줄타기가 끝나면 구경꾼들이 가기 때문에 근래에는 구경꾼들 붙잡아두기 위해서 맨 나중에 벌일 정도로 창우희하면 줄타기가 가장 인기 있는 중요부문으로 꼽혔다고 한다
조선시대 줄타기 명인으로 줄을 잘 타서 임금님으로부터 이름을 하사를 받으셨던 김상봉 명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줄타기 명인들이 있었다. 전통줄타기 놀음의 기예에는 외홍잽이, 쌍홍잽이, 두무릎 꿇기, 풍치기, 가새트름, 허궁잽이 등등 43갖의 잔노릇이 있다. 줄타기는 1976년 국가무형문화재 제 58호로 지정되었으며, 초대 인간문화재에는 김영철 명인이 인정되었고 제2대에는 그의 제자 김대균 명인이 2000년 최연소로 인정되었다. 2011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현재 전통줄타기 ‘판줄’전승을 위해 김대균 예능자가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줄타기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용어이다. 하지만 우리의 줄타기는 놀이마당에서 줄광대가 공중에 맨 줄 위에서 줄소리와 재담, 잔노릇과 춤을 연행하는 것을 줄놀음을 말한다. 줄광대가 어릿광대와 함께 삼현육각의 연주에 맞추어 줄놀음을 하고 여기에 관객이 참여하는 것을 판줄이라 한다. 판줄은 일정한 짜임새를 갖추고 있는 서사적 연행물이다. 판줄의 상대 개념으로 용어가 도막줄이다. 도막줄은 줄소리 없이 잔노릇(동작) 위주로 짧게 약식으로 연행하는 것을 말한다. 판줄 또는 도막줄이 벌어지는 놀이판을 줄판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줄타기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대령광대 계열의 광대줄타기이고 다른 하나는 유량계인 계열의 어름줄타기이다. 광대줄타기는 주로 나라의 큰 향연이나 축제에서 연행하였고, 어름줄타기는 유량예인 집단으로 전국을 돌아디니며 연행하였다. 유량예인 계열의 어름줄타기는 남사당의 여섯마당 중 한 종목이며, 대령광대 계열의 광대줄타기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로 지정되어 전승되어 오고 있다
오늘 인간문화재 김대균 및 그의 전수생들이 한판 벌이는 판줄이 과천 야생화 단지에서 2시간 가까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초등학생부터 시작하여 세한대학교 학생 그리고 이수자까지 이 동안 닦고 닦은 실력으로 줄타기 재주를 보여주고 거기에다가 관객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재담을 곁들이고 또한 흥겨운 풍물놀이와 한이 서린 구성진 판소리까지 앙상블로 이어지는 흥겨운 마당이 정말로 이것이 우리 문화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였다. 이 자리를 빌어 요즘 AI 디지털시대를 넘어 우주시대를 맞이하여 우리의 전통을 잊어가는 요즘 세대에게 다시금 우리 뿌리의 중요성을 알게 해준 한국전통줄타기보존회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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