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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하게 북받치는 감정의 격랑의 감동,감격,감명의 어감 차이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8. 6. 07:11
사람은 살아가면서 어떤 일에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감격을 맛보기도 하며 감명을 받기도 한다. 그러한 경험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 주거나 가슴을 마구 뛰게 하거나 눈시울을 촉촉이 적셔 준다. 감동과 감격과 감명이 없다면 삶은 얼마나 황량하고 쓸쓸할 것인가 ? 이 셋은 모두 행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 감정이다. 이 감정은 한 줄기 샛바람처럼 잠든 세포를 일깨워 준다.
감동과 감격이 일어나는 상황은 서로 겹치기도 하고 달리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의 진심 어린 행동을 다른 사람을 뭉클하게 하곤 하는데, 그때 일어나는 감정은 감동일 수도 있고 감격일 수도 있다(나는 그들이 보여 준 성대한 환대와 세심한 배려에 감동/감격했다). 그러나 연설을 듣고 감동할 수는 있어도 감격하기는 어렵다(그의 열정적인 연설에 청중은 깊이 감동했다(O) / 감격했다(X)). 이는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볼때도 마찬가지다. 그런가 하면 간절히 바라던 일이 극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느끼는 감정은 감격이지 감동이 아니다(그 선수는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여 금메달을 거머쥐자 감격의(O)/감동의(X) 눈물을 흘렸다). 곧 지극한 정성이나 사랑을 깨달을 때에는 감동과 감격이 모두 유발하지만, 소설과 영화, 이야기 등에 크게 공감하거나 깊은 깨달음을 얻을 때에는 감동이 일어나고, 어떤 일을 극적으로 성취했을 때에는 감격이 솟구친다. 한편 감정의 강도는 미세하게 다른데 감동은 잔잔한 정도는 가능하나 감격은 격할 격으로 잔잔한 감격은 될 수 없다
감명은 어떤 작품이나 언행 등이 기억에 남을 만큼 훌륭하거나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감정을 가리킨다. 이는 감동과 매우 유사하다. 나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에서 감명을 감동으로 바꾸어도 그 의미는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감명과 감동은 서로 다르게 쓰이기도 한다. 가령 친구한테서 생각지 않았던 깜짝 선물을 받았을 때 감동을 받을 수는 있지만 감명을 받을 수는 없다. 이때의 감동은 친구의 사랑이 내 마음을 크게 움직여 행복을 느끼게 한데서 온 것인데, 감명은 그런 의미를 담을 수 없다. 감명은 당사자가 아닌 오직 관찰자 시점에서 사물의 훌륭함이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감정만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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