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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0년대이후 대량살상 무기가 된 금융위기는 어떻게 전개되었나
    아들을 위한 인문학/경제 2021. 4. 22. 03:50

    세계 경제는 호황을 누렸지만 정치적으로는 위기가 빈번했다. 냉전시대의 이념대립이 종식된 반면 민족·인종·종교간 분쟁이 고개를 들었다. 유고연방이 해체된 이후 벌어진 민족간 분쟁,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걸프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를 강타한 9.11테러,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중동의 봄에 이은 시리아 내전, 테러집단 이슬람국가 IS의 발호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지구촌에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이 따로 있으니 실물경제 거래 규모를 추월한 비대해진 금융분야에서 위기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금융공학이 발전하면서 국제금융 시장은 주식, 채권거래 위주에서 선물,옵션,스와프거래 등 파생금융상품 위주로 변모했다. 파생금융상품은 본래 위험분산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원금의 몇 십배까지 투자할 수 있어 곧 투기수단으로 변질되었다. 순식간에 거액을 안겨주지만 동시에 파멸에 가까운 손실을 유발하는 시한폭탄이 된 것이다. 핫머니로 불리는 국제투기 자금은 수시로 국경을 넘나들며 세계를 상대로 위험한 도박을 벌이고 있다. 이런 파생금융상품을 미국 투자가 워런 버핏은 대량살상무기에 비유했다. 1990년대 이후 금융위기는 자주 반복되었다. 헤지펀드들은 경제 사정이 엉망인데도 통화가치를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하는 나라들을 먹잇감으로 삼았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조시 소로스의 퀀텀펀드가 1992년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한 사건은 거듭되는 금융위기의 전주곡이었다. 1990년 초 영국은 경기침체로 금리를 인하면서도 파운드화 가치를 1파운드 = 2.96마르크에 고정해 놓고 소폭의 변동만 허용하고 있었다 이를 이용해 소로소는 환투기로 10억달러를 벌고 영국은 77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그후 1994년 멕시코가 금융위기를 터졌고 1995년에는 아르헨티나가 타격을 받았다 1997년에는 소로스의 공매도 공격으로 태국 바트화가 폭락한 것이고 그 여파로 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시아가 도미노처럼 외환위기를 맞았다. 하나같이 외채가 많고 금융이 부실한 나라들이다. 동남아 위기는 점점 북상해 한국의 외환위기로 번져 당시 한국은 경상수지 적자가 수백억달러나 누적되어 단기 외채에 의존하고 있었음에도 원화 환율을 달러당 800원대로 낮게 유지한 것이 화근이었다. 가장 큰 위기는 미국에서 발생했는데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사태에서 비롯된 미국의 금융위기는 곧바로 세계 경제 위기로 번졌다. 각국의 주가와 집값은 폭락하고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사태의 발단은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되었다. 미국 연준은 벤처거품 붕괴, 9.11테러, 이라크전쟁 등으로 미국경제가 악화되자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1%까지 낮추는 초금리 정책을 펴며 돈을 풀었다. 그 결과 주택담보대출이 늘었고 집값은 나날이 올랐다. 미국 대부업체들은 신용상태가 우량하지 못한 저소득층에까지 집값의 100%를 대출해줘 빚내서 집을 사는 것이 유행했다. 그러자 연준이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2004년부터 기준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며 긴축으로 돌아서자 상황이 급변하여 집값이 떨어지고 저소득층에 빌려준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어 2008년 리먼브라더스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연쇄 파산하며 실물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추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파탄이었다. 선진국 중앙은행은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2009년 기준금리를 0%로 낮추고 양적완화라는 방법으로 통화량을 대대적으로 풀었다 그런데 7년 지나도 세계경제는 살아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중국 마저 경제성장이 6%로 떨어지고 국제 유가가 급락해 중동,러시아,베네주엘라 등 산유국도 위기에 처했다.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세계경제의 동반 추락을 가져왔다. 이런 위기의 밑바탕에는 중앙은행의 과도한 통화 완화와 급작스러운 통화 긴축이 도사리고 있다. 돈을 풀어서 경제를 살린다는 믿음이 미신이 되어버린 상태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재량에 따라 돈을 풀었다 조였다 하면서 경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아무리 돈을 풀어도 혁신과 생산성 향상 없이는 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하는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전개되는 사태를 보면 프리드먼이 비유한 샤워실의 바보를 연상케 한다

     

    * 샤워실의 바보 : 샤워를 할 때 물을 틀 때 먼저 찬물이 나오는데 잠깐을 못 참고 수도꼭지를 온수로 돌렸다가 뜨거운 물에 화들짝 놀라 다시 냉수로 돌리기를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당국이 자의적인 통화완화와 긴축을 오락가락 하는 무능을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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