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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3) 내 마음은 / 송화강 뱃노래 / 성터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3. 27. 03:00
< 내 마음은 - 김동명 >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히
나의 밤을 새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 송화강 뱃노래 - 김동환 >
새벽 하늘에 구름장 날린다
에잇 에잇 어서 노 저어라 이 배야 가자
구름만 날리나
내 맘도 날린다
돌아다보면은 고국이 천리런가
에잇 에잇 어서 노 저어라 이 배야 가자
온 길이 천 리나
갈 길은 만 리다
산을 버렷지 정이야 버렸나
에잇 에잇 어서 노 저어라 이 배야 가자
몸은 흘러도
넋이야 가겠지
여기는 송화강, 강물이 운다야
에잇 에잇 어서 노 저어라 이 배야 가자
강물만 우더냐
장부도 따라 운다
< 성터 - 김상억 >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의지의 고독한 여백이었습니다
속으로 운 바위의 노여움이며, 그렇게 참은 이끼의
고요한 노래 더불어, 나는 성터에서 숨가쁘지 아니
하였습니다. 진작 그가 깃발을 묻고 황폐함으로 하여
그의 정력이 이념보다 더 아롱져 있는 곳, 허허허 산
이마에 휘말리면서 지평을 가꾸신 그의 시도가 있고
자 한 높은 의미이며 일체였음과 같이, 나는 그의 태초의
자리에 나를 지우지 않을 수 없었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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