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시들-20) 비 오는 날 / 마음의 교환 / 고상한 인품 / 가을비(자작시)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9. 26. 03:40
< 비오는 날 - 롱펠로우 >
날은 춥고 어둡고 쓸쓸도 하다
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도 않고
넝쿨은 아직 무너져 가는 벽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붙어 있건만
모진 바람 불때마다 죽은 잎새 떨어지며
날은 어둡고 쓸쓸도 하다
내 인생은 춥고 어둡고 쓸쓸도 하다
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도 않는구나
나는 아직 무너지는 옛날을
놓지 아니하려고 부둥키건만
질풍 속에서 청춘의 희망은 우수수 떨어지고
나날은 어둡고 쓸쓸도 하다
조용하거라, 슬픈 마음들이여 !
한탄일랑 말지어다
구름 뒤에 태양은 아직 비치고
그대 운명은 뭇 사람의 운명이러니
누구에게나 반드시 얼마간의 비는 내리고
어둡고 쌀쌀한 날 있는 법이니
< 마음의 교환 - 사무엘 콜리지 >
나는 내 사랑과 마음을 교환하였다
내 품에 그녀를 품었으나
왜 그런지 나는
포플러 나뭇잎처럼 와들와들 떨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승낙을 받으라고 했다
그녀의 아버지를 만나며 나는 갈대처럼 떨었다
의젓하게 행동하려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우리는 이미 마음을 나눈 사이인데도
< 고상한 인품 - 사무엘 존스 >
사람을 더욱 훌륭하게 해주는 것은
나무처럼 크기가 자라는 것은 아니다
또한 말라버려 낙엽지고 시들어
마침내 통나무로 쓰러지는 참나무처럼
삼백 년 동안 버티고 서 있는 것도 아니다
하루살이 생명인 백합화조차
비롯 그날 밤에 시들어 죽기는 해도
오월이면 그들보다 훨씬 아름답다
그것은 빛의 풀이며 꽃이어라
우리는 참다운 아름다움을 보고
짧은 기간에도 인생은 완전해질 수 있다
< 가을비 - 배윤성(자작시) >
주륵주륵....
가을비가 보도블록을 거세게 내리치며
차들은 마냥 속도를 내면서 지나가고
푸르른 가로수는 가을비 속에
나는 카페에서 시를 쓴다
주륵주륵....
이른 아침에 가을비는 여름을 멀리하고
겨울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고
나는 어린 시절 노란 우산을 쓰고
옷에 젖을까봐 달려갔던 그 시절
주륵주륵....
가을비처럼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가을비는 우리에게 추억을 알려주고
나는 세월 속에 잠시 머물며 그 시절 그 때를
아 ! 가을에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그리웠던 그리운 모든 이를 간직하고 싶다
'아들을 위한 인문학 > 세계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시들- 22) 꽃병 / 망향 / 조춘 (2) 2024.10.17 (명시들-21) 누른 포도잎 / 산노을 / 깃발 / 소곡 (1) 2024.10.04 (명시-19) 세월이 가면 / 청포도 / 오륙도 (0) 2024.09.19 (명시-18) 타는 가슴 하나 달랠 수 있다면 / 사랑, 모든 감각 속에서 지켜지는 (0) 2024.09.12 (명시-17) 청노루 / 풀잎 / 떠나가는 배 (0) 2024.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