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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생리대 역할을 하는 탐폰에 대해서 알아보면아들을 위한 인문학/일반상식 2024. 10. 11. 03:02
1931년 의사 얼 하스는 탐폰이라는 월경 용품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탐폰 덕에 그는 1969년에 20세기 발명가 1천명 중에 한명이 되었다. 당시는 여성 위생 용품 산업이 막 성장하던 시기였다. 20세기 전까지 여성들은 주변에서 조달 가능한 소재로 생리혈을 흡수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아내 사용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헝겊으로 빨아서 다시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다. 헝겊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계에서 수많은 여성이 사용하는 생리 용품이다. 19세기 말부터는 산업화와 도시화에 발맞추어 여성 임금노동자가 늘어나면서 생리용품의 수요도 증가했다. 생리용품이 처음으로 판매된 곳은 1897년 미국이다. 거즈로 덮은 면 생리대였는데 초반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여성들이 이런 물건을 구매하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월을 집게 핀이나 단추, 가죽끈, 고무줄 같은 것으로 고정시키는 생리 앞치마와 월경 허리띠, 월경 팬티 같은 제품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띠지 않게끔 카탈로그를 보고 주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용하기 번거롭고 흡수력도 나쁜 탓에 집에서 직접 만든 생리대의 경쟁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이 시기에 집에서 생리대를 만드는 게 일반적이었다
전환점은 제 1차 세계대전과 함께 찾아왔다. 간호사들이 목화 셀롤로오스로 만든 붕대에 흡수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생리할 때 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셀롤로오스 소재로 만든 새로운 일회용 생리대가 1921년 미국에서 출시되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5센트라는 저렴한 가격 외에도 포장지로 싸여 있고 여성 전용 공간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구할 수 있어 은밀하게 구매할 방편이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생리 용품의 흡수력은 좋아졌지만 속옷에 고정시키는 건 여전히 문제였는데 체내형 생리대인 탐폰을 사용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 탐폰의 원형으로 볼 수 있는 물건은 18세기 이전부터도 존재했던 듯하다. 당시 탐폰은 냉이나 혈액을 흡수하고 때로는 물질을 투약하거나 피임을 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오랫동안 의료도구로 사용되었다. 1920년대 말 생리혈을 흡수하는데 탐폰을 쓸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탐폰을 발명한 건 미국 덴버의 의사이자 발명가로 활동하던 얼 하스였다. 하스는 페서리(말랑말랑한 고무 뚜껑으로 자국 경부를 막아 정자가 자궁 내로 들어가는 걸 방지하는 여성용 피임기구)를 고안해 낸 사람이었다. 그는 1929년에 자가 발명한 기계로 면을 압축해 작은 쿠션을 만들었고 여기에 잡아당길 수 있는 끈과 판지로 된 애플리케이터를 부착했다.
탐폰은 생리대가 주지 못한 물리적 자유를 선사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탐폰은 미국과 유럽에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생리 용품은 계속 발전했다. 1960년대 동안 생리대는 더 편안한 형태로 변해갔고 접착테이프로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 탐폰도 냄새 제거 탐폰이나 플라스틱 애플리케이터 같은 형태로 꾸준히 변화했다. 셀롤로오스 그 이후에는 면이던 소재가 폴리에스터, 비스코스, 레이온 폴리아크 릴레이트, 카르복시메틸셀롤로오스같이 흡수가 더 잘 되는 합성 소재로 대체되었으며 탐폰에 염소 표백 처리를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탐폰 제조사들은 합성 성분과 독성쇼크증후군의 상관관계를 알리고(정기적으로 탐폰을 교체하고 생리 양에 따라 사이즈를 선택해야 한다는 등)정보를 전달해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여성들에게 경각심을 고취해야 한다는 의무를 지게 되었다. 20여년 전부터 탐폰에 극소량이기는 해도 농약, 글리포세이트, 다이옥신 같은 발암물질이나 내분비교란물질(환경호르몬)성분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무리 극소량이라 해도 여성 한명이 평생 동안 사용하는 탐폰은 평균 1.1만개 이상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 건강에 대한 위험 외에도 탐폰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물질이 잘 분해되지 않아 환경을 매우 오염시키고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것이 여성 사용자들이 친환경 탐폰이나 스폰지 탐폰, 생리컵 같은 대안 용품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1930년대에 출시된 생리컵은 당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원료인 고무 수급 자체도 원활하지 않았고 사용자들이 질에 직접 손을 대 생리컵을 넣는 행위 자체에 이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0년 말 미국과 2000년대 유럽에서 점점 젊은 여성들이 라텍스나 실리콘으로 만든 생리컵을 사용하기 시작하며 소비량이 증가했다. 흡수력이 굉장히 좋은 신소재가 개발되면서 여러 번 빨아 입을 수 있는 생리 팬티도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한편 유럽과 미국 여성의 80%가 탐폰을 사용 중이다. 그 외 지역에서는 문화적 경제적 이유 때문에 탐폰이 많이 퍼지지 않았다. 여러 이슬람 국가에서는 여성들이 생리대만 사용하는데 탐폰을 사용하면 더 이상 순결하지 않은 여성이 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중국여성은 2%만 탐폰을 사용했는데 이는 자신의 몸 안에 외부 물건을 삽입하는 것에 망설임 때문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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