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시-5) 선술집 / 발자국들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6. 7. 03:35
< 선술집 - 빈센트 밀레이 >
높은 언덕 꼭대기 밑에서
나는 선술집을 하겠다
거기서 회색 눈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도록
거기엔 먹을 것들이 충분히 있고
마실 것들이 있어, 어쩌면 그 언덕으로
올라오는 모든 회색 눈의 사람들에게
추위를 녹여 주리라
거기서 나그네는 푹 잠들어
그의 여행의 끝을 꿈꿀 것이고
그러나 나는 한밤중에 일어나
사그라지는 불을 손보리라
< 발자국들 - 폴 발레리 >
그대 발자국들이
성스럽게, 천천히
내 조용한 침실을 향하여
다가오고 있네
순수한 사랑이여
신성한 그림자여
숨죽이듯 그대 발걸음 소리는 정말 감미롭구나
신이여 !
분간할 수 있는 나의 모든 재능은
맨발인 채로 나에게 다가온다오
내밀어진 너의 입술로
일상의 내 상념을 진정시키려
타오르는 입맞춤을 미리 준비한다 하여도
있음과 없음의 부드러움
그 애정의 행위를 서둘지 마오
나 기다림으로 살아왔으며
내 마음은 그대 발자국일 뿐이오
'아들을 위한 인문학 > 세계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시-7) 기다림 / 말세의 희탄 / 양지 (0) 2024.06.20 (명시-6) 알수 없어요 / 푸른 오월 (0) 2024.06.13 (명시 4) 인생예찬 / 여자친구에게 보내는 엽서 / 첫사랑 (1) 2024.05.30 (명시 3) 먼나라 / 차라리 침묵하세요 (0) 2024.05.23 (명시 2) 이별 후에 / 나의 기도 / 순수의 노래 (0) 2024.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