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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 12 ) 마음을 활짝 열어 너그럽게 하라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2. 9. 13. 05:26
살아있을 때는 마음을 활짝 열어 사람들은 너그럽게 대하여 불평을 듣지 않도록 하며 죽은 뒤에는 은혜가 길이 이어지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흥 부원군인 민제는 조선 태종의 장인인데 마음이 너그럽기로 유명했다. 어느날 민제는 여느 날처럼 평상복으로 갈아입자마자 이웃집에 바둑을 두러 갔는데 주인을 기다리며 정자에 올라 있었다. 그때 갑자기 녹사가 여흥 부원군의 집으로 찾아왔다. 녹사란 중앙관청의 하급관리이다. 이웃집에 눌러 갔다는 말을 들은 녹사는 이웃집으로 가서 주인을 불러도 안 나오자 할 수 없이 정자로 올라갔다. 정자에 앉아 있던 부원군을 보자 녹사가 물었다
노인장은 누구십니까 ? 이웃에 사는 사람이오 장난기가 도진 녹사는 이렇게 한마디 했다. 얼굴이 주름이 많은데 실로 얼굴 가죽을 꿰메어 쭈그린 게 아닙니까 ? 마침 그 옆에 바둑판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녹사가 다시 물었다. 노인장 바둑을 둘 줄 아시면 저와 한판 두시겠습니까 ? 그러시다그려 그런데 여긴 무슨일로 오셨소 ?
부원군을 모시러 왔습니다. 내가 부원군이 되면 안 되겠소 ? 그럼 내가 임금님이 되겠소. 녹사가 어림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바둑을 두는데 집주인이 헐레벌떡 뛰어나왔다. 아이고 영공께서 여기 계신 줄 모르고...! 그때야 노인이 부원군임을 깨달은 녹사는 신발을 든 채 줄행랑을 쳤다. 좀 짓굿기는 하지만 배짱 좋은 씩씩한 사람이오 민제는 녹사를 후히 대했다. 이렇듯 민제는 성품이 너그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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