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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년 발표된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의 해석의 오해가 있다는데아들을 위한 인문학/문학 2022. 5. 24. 04:14
< 가지 않는 길 : 프로스트 >
노랗게 물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애석하게도 두 길을 다 가볼 수는 없었다
몸이 하나이기에 한참을 서서
한쪽 길을 따라 되도록 멀리 바라보았다
길이 덤블 속으로 휘어지는 곳까지
그러다가 다른 길을 택했다. 똑같이 아름답고
어쩌면 더 나은 듯한
풀이 무성하고 사람의 발길을 원하는 길이었기에
사람 발길로 닳은 건
두길이 정말 비슷하기는 했지만
그리고 그날 아침 두 길은 아무 발자국도
찍히지 않은 낙엽에 덮인 채 똑같이 놓여 있었다
아, 한쪽 길은 다른 날을 위해 남겨두었다
길이 어떻게 길에 계속 이어지는지 알기에
과연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 의심하면서도
나는 먼 훗날 어디에선가
한숨지으며 이 이야기를 하고 있겠지
숲 속에서 두 갈레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선택했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1916년에 발표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만큼 자주 인용되고 또 그만큼 잘못 이해되는 시는 없을 것이다. 독자들은 열이면 열 모두 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독자들은 이 시가 자유의지에 화자의 신념을 보여주는 희망적인 증명이고 관습을 거부하고 사람이 덜 다닌 길을 선택하라는 고무적인 외침이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러나 이시는 프로스트의 유명한 반어적 체념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프로스트는 시에 반어적 체념을 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시에서 가장 간과하는 것은 화자가 길을 선택할 때 완전히 임의적으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두갈래 길의 서서 하나를 선택하는 모습을 묘사할 때 화자는 두길이 본질적으로 같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한길은 다른 길만큼 아름다워 보인다. 그리고 화자가 그 두길을 구별하고 싶은 욕망이 있음에도 그는 사람 발길로 닳은 건 두 길이 정말 비슷하다고 인정한다. 그는 순간적인 기분에 하나를 선택한 것이다.
마지막 연에서 프로스트는 고유의 뒤틀린 유모를 도입하고 있다. 화자는 먼 훗날 노인 되어 회상할 때 아마 한숨지으며 이 이야기를 다시 하면서 정통적이지 않은 길 곧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용감하게 갔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인정한다. 그리고 그런 주장은 틀린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화자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은 처음부터 없었다면서 그의 선택이 전적으로 임의적인 것이었음을 말하며 끝난다. 두길은 아무 발자국도 찍히지 않는 낙엽에 덮인 채 똑같이 놓여 있었다. 프로스트는 인간들이 자신에 대해 과장하고 삶의 불확실성을 미화할뿐만 아니라 인생이란 좋은 길과 나쁜 길 사이를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보는 데서 위안을 얻는 성향이 있음을 시인한다. 그러나 프로스트가 궁극적으로 말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는 현실에서 어느 길이 최선인지 알 수 없고 우리의 선택이 그만큼 무작위적이고 무지한 추측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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