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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과 공포를 반영한 ‘프랑케슈타인’아들을 위한 인문학/문학 2021. 12. 1. 04:43
Luddite(산업화 기계파괴 사회운동)운동이 휩쓸고 지나간 19세기 초 영국 사회의 불안한 분위기를 반영한 소설이 메리 셸리의 프랑케슈타인(1818) 이다. 메리 셸리가 남편 퍼시 셸리와 함께 제네바 호수가에 머물 때 시인 바이런이 각자 괴담을 써보자고 제안한 것이 집필 동기였다. 셸리의 아버지는 유토피아주의 철학자 윌리엄 고드윈이었고 어머니는 작가였다. 이런 부모를 두었기에 불과 21세의 어린 나이에 문제작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메리는 22세까지 낳은 아이 셋을 다 잃었다. 사회적 혼란과 개인적 비극이 합쳐져 그의 작품 전반에 괴기스럽고 어두운 분위기가 드리워졌다.
이 작품은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라는 부제를 붙여 그리스 신화의 연관성을 암시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이 진흙으로 창조한 인간들에게 제우스를 거역해가며 불을 가져다준 신이다. 프랑케슈타인은 인간이 창조한 괴물을 통해 당시 시대상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공포를 전한다. 단순 괴기소설이 아닌 최초의 공상과학소설로 꼽히는 이유이다. 1831년 셸리는 작품을 대대적으로 고치면서 작품 탄생 과정을 밝히는 서문을 붙였다. 빅터 프랑케슈타인 박사가 자신이 만든 괴물을 쫓아 북극까지 갔다가 탐험가 월턴의 배가 구조된다는 설정은 실제 영국이 북극항로 개척에 나선 시기와 맞닿아 있다. 빅터는 남편 퍼시의 필명이다. 퍼시는 낭만주의 시인이면서 과학자들과도 교류가 많았다고 한다. 또한 죽은 자의 뼈로 생명체를 만드는 내용은 1791년 이탈리아 과학자 갈바니가 동물전기를 발견해 전기 자극으로 죽은 생명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믿음이 널리 퍼진 것과 연관이 있다. 괴물이 자신의 불우한 과거를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백지상태인 사람이 주위 환경에 의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루소의 사상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다 대중이 셸리의 괴기소설로 기억하는 것은 영화의 영향이 컸다. 1931년 영화 프랑케슈타인에서 괴물 역을 맡은 배우 보리스 칼로프는 기괴한 분장과 표정연기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그는 폭력적이면서도 순수한 괴물의 이중성을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시켰다. 프랑케슈타인은 산업혁명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과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새로운 기계와 과학기술에 대한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현상유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심리적 동요를 가져오기 떄문이다. 설상가상 일자리까지 잃으면 공포는 강한 반감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오늘날 유전자 복제, 유전자 변형 식품, 로봇과 인공지능 등에 대한 대중의 공포와 반감이 확산하는 것도 그런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자 우리나라에도 AI 포비아가 널리 확산되었다. 때마침 다보스포럼이 AI와 로봇의 등장으로 향후 5년간 주요 15개국에서 500만개 이상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놔 공포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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