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의약품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 문자와 종이의 탄생 근거라고도 하는데
    아들을 위한 인문학/의학 2022. 3. 26. 02:56

     

    꼬리 감는 원숭이

    의약품의 역사는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다양한 기록과 정황으로 대략 추정할 수 있는데 의약품의 발견과 활용은 인류가 탄생하기 전인 아주 오랜 옛날부터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들면 남미에 사는 꼬리 감는 원숭이는 방충제를 이용하는 방법을 안다. 이 원숭이들은 노래기를 발견하면 잽싸게 잡아서 자기 몸 여기저기에 문지른다. 노래기가 방출하는 화학물질 벤조퀴논을 몸에 바르면 해충 등이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걸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생파리

    기생파리라는 곤충은 애벌레에 알을 낳고 부화한 유충은 애벌레 몸속에서 성장한다. 이윽고 애벌레가 번데기가 될 무렵, 기생파리 유충은 숙주의 외피를 아귀아귀 뜯어먹고 바깥세계로 나온다. 이처럼 에어리언같은 SF영화처럼 무시무시한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기생당하는 숙주인 불나방 유충도 기생파리 유충에게 아무 대책없이 무기력하게 잡아먹히지는 않는다. 불나방 유충은 기생파리가 제 몸에 알을 낳으면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 나도독미나리속의 독당근같은 독성식물을 찾아 먹는다. 불나방 유충들은 제 몸속에 둥지를 튼 기생충을 퇴치하기 위해 약초를 이용하는 셈이다

     

    메소포타미아 점토판
    소똥

    인류는 독과 약을 기록하기 위해 문자와 점토, 종이를 기록수단을 발명한 것처럼 보인다고 일본 약학교수는 말하고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BC 4천년경부터 점토판에 550종이나 되는 의약품 목록을 빼곡이 기록해 놓았다. 소똥과 말똥, 썩은고기와 기름, 불에 태운 양털, 돼지의 귀지 등 더러운 물질인 쓰레기 약이 쓰인 것이다. 그들은 질병이란 악마가 몸속에 침투하여 만들어내는 나쁜 현상이라고 믿었다 그러므로 몸속에 악마를 쫓아내기 위해서는 악취를 풍기는 악마가 싫어하는 더러운 물질을 사용한 것이다 고대 이집트문명에서도 동물의 피와 똥, 빵이나 나무의 곰팡이를 투여했다

     

    잉카 문화의 미라 유골

    악마를 쫓아낸다는 퇴마약은 외과수술에도 나타났다. 고대 이집트와 잉카문명에 나타나는데 그 유적지에서 두개골에 구멍이 뚫려 있는 미라가 여러구 발굴되었다. 고고학자들은 그 구멍이 머리로 들어온 악마를 몰아내기 위해 외과수술로 구멍을 뚫은 흔적이라고 추정한다. 구멍 주위 뼈에 상처가 아문 흔적이 남아 있는 사실로 미루어 한동안 머리에 구멍이 뚫린 상태로 살았던 게 아닌가 싶다. 이처럼 엽기적 수술로 악마를 쫓아낸다고 생각했다. 이런 쓰레기 약은 의학의 성인이라고 하는 히포크라테스(BC 460-377)시대에 들어서면서 질병이 악마의 소행이 아닌 자연현상의 하나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쓰레기약 대신 흰 연꽃이나 양귀비 등 자연물질을 약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쓰레기 약은 생각보다 오랫동안 사용하였다고 한다 18세기초 영국 런던의 약전에는 사형수의 두개골이 의약품으로 버젓이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오행설(춘추전국시대)

    동양의학은 전설의 고대 중국 제 2대 황제 신농씨가 의학과 농업의 창시자로 추앙받고 있다. 그는 산과 들을 다니며 온갖 식물을 이빨로 씹고 혀로 핥으며 독성과 약효의 유무를 몸소 확인했다고 전해진다. 일본은 의약의 신으로 신농제를 지내고 한국은 농업의 신으로 삼국시대부터 선농제를 지냈다고하고 조선시대에는 제기역 근처에 신농씨를 모신 선농단이 있는데 현재는 최대 약령시장인 경동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춘추전국시대에는 오행설이 등장하는데 만물이 , , , , 라는 다섯가지 기본원소로 이루어졌다는 이론이다

     

    신농본초본
    금단

    이후 후한시대에 신농본초경이 완성되어 소개된다. 이 책은 365종 약품을 상,,하품의 세 종류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는 증보를 거듭하며 생약의 바이블로 자리매김하고 특히 서유기에 나오는 광물의 성분인 금단의 불로불사 약으로 여겼다. 진시황제도 그것을 찾으려 온 곳을 헤메곤 한다. 여기에서 유황과 단사가 대표적인데 이들 광물은 피와 흡사한 붉은 색으로 이것을 마시면 영혼에 생기가 돌고 힘이 깃들여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유황은 비소의 화합물로 단사는 수은을 포함한 화합물이다. 이들은 당연히 강한 독성을 가진 물질로 다량으로 사용하면 즉사할 수 있는 치명적 물질들이다. 당나라 역대 황제 중에는 금단을 복용하여 사망한 사례가 많은데 당의 11대 황제 헌종이 그렇고 16대 선종도 금단 과용으로 사망했다

     

    서양에서도 16세기 무렵부터 수백년 동안 수은은 매독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었다. 수은은 은색으로 빛나는 액체라는 희귀한 외관으로 인해 신비한 힘과 약효를 지녔다는 잘못된 믿음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었다. 수은은 살균효과로 인해 옴과 같은 피부병에는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 그래서 수은을 연고로 만들어 살갗에 바르거나 증기로 찌는 방식으로 흡입했다. 염화수소 수용액을 먹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은을 투여했다. 독을 좀 더 효과적으로 뽑아내기 위해 열이 나고 고름이 터져 진물이 흘리는 상태가 될 때까지 수은을 투여했으나 결국 이는 급성 수은 중독 증상이 되었다. 이에 대한 희생양이 작곡가 슈베르트와 슈만이 있다. 블로세보 효과(엉터리약이 치료가 된다는 착각으로 병이 나는 효과)를 과잉한 측면이 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