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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아타락시스 상태라고 말하는 쾌락주의자 에피쿠로스 학파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철학 2022. 3. 10. 03:38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삶의 목표로 행복을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같은 대중매체에서 행복하자는 이야기를 수시로 들을 수 있고 서점에서도 행복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많은 책을 접할 수 있다. 행복에 갈망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익숙하다고 할 수 있다
행복을 추구한 것으로 가장 유명한 철학자는 지금으로부터 약 2300년전 헬레니즘시대를 살아간 에피쿠로스와 그 학파를 들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을 중심으로 한 아테네 철학이 쇠퇴하고 헬레니즘-로마시대 철학이라고 불리는 3기 그리스 철학이 시작되었다. 그러면서 국가와 사회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개인의 처세를 둘러싼 윤리적 문제가 철학자들의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는데 에피쿠로스 역시 이들 사색의 주제로 삼았다
에피쿠로스의 철학은 흔히 쾌락주의로 분류되었다. 그는 인간이 최대의 행복을 성취하도록 하기 위해 쾌락을 활용하는 방법을 탐구했다. 쾌락의 범위를 성욕, 물욕 등의 동물적이고 순간적인 쾌락에 국한하지 않고 문화나 예술을 즐기는 것처럼 정신적 욕구를 충족해주고 장기적이며 지속적 있는 쾌락을 찾아가야 한다고 보았다 - 쾌락이란 취할 것을 취하고 금할 것을 금하는 동기를 탐구하거나 정신이 매우 혼란할 때 생기는 잘못된 의견을 떨쳐 버리는 건전한 사유다
그는 쾌락을 얻으려면 걱정과 위험을 가져올지도 모르는 일들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정치가 대표적인 예이다. 에피쿠로스는 정치적 활동은 근심만 만들 뿐 확실한 쾌락은 주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와 그의 추종자들은 국가와 사회가 그 자체로 가치를 지녔다고 보지 않았고 중요한 것은 개인의 쾌락이며 국가와 사회는 이를 증진하고 고통을 예방할 때만 좋은 것이라고 여겼다. 이런 측면에서 보며 법과 관습 역시 개인의 이익을 높일 때만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이렇게 쾌락추구를 통한 고통이 없는 상태, 마음의 동요에서 해방되는 상태를 우리는 아타락시아라고 부른다. 에피쿠로스학파에 의하면 아타락시스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참된 행복에 해당하는 것이다. 모든 종교적 미신을 버리고 이성의 인식에만 입각한 곳에 아타락시아가 있다고 보았다. 쾌락이라는 용어를 성적쾌락이라는 의미로 왜곡되어 해석되기도 했다
특히 기원전 306년 에피쿠로스는 아테네에 위치한 플라톤의 철학 학교 아케데메이아 담장 바로 옆에 있는 고즈럭한 정원을 구입해 케포스라 부르며 이곳에 일종의 공동체를 형성했다. 상냥하고 교양있는 분위기로 유명해진 덕분에 얼마지나지 않아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런데 에피쿠로스가 이 공동체 내에서 여성과 노예를 편견없이 대하는 선구자적 정신을 발휘한 탓에 매춘부들을 애인을 삼았다거나 하루에 두 번씩 토할 정도로 먹는다는 등의 해괴한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심지어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의 이름에서 비롯된 에피쿠어라는 단어가 식도락가라는 의미로 사용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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