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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도시 파주를 다녀보면아들을 위한 인문학/국내여행 2021. 12. 14. 03:36
파주시와 MBC의 후원으로 개최되는 콘서트인데 클래식과 K-P0P 장르의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평화콘서트는 한반도아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고 비무장지대를 널리 알릴 목적으로 2011년부터 광복절 즈음하여 개최한다. 콘서트가 열리는 곳이 분단의 장소인 임진각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임진각이 분단의 상징에서 화합의 상징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우리 국토의 최북단 중 한곳인 파주는 평화와 공존을 도모하는 도시이다
임진각은 현대식 건물로 새 단장하였다. 임진강 전망대에 올라가보면 북한 땅이 보인다. 이곳에서 7km 떨어진 곳에 군사분계선이 있고 그 너머로 북한 땅이 있다. 자유의 다리 너머로는 따로 관광 신청을 해야 한다. 그러니 임진각까지가 민간인이 제약없이 자유럽게 올 수 있는 최북단 지점인 셈이다. 그래서 실향민들이 임진각에 와서 북한 땅을 바라보며 아픔을 달랜다. 이곳에 있는 망배단에서 북쪽에 두고 온 가족과 친지들을 그리며 연초에는 연시제를 추석에는 망향제를 올린다
강쪽을 향해 걷다 보면 곧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의 기차가 놓여 있다. 바로 경의선을 달리던 기차였다. 한국전쟁 당시 군수물자를 운반하기 위해 개성역에서 평양역으로 향하던 기차인데 중공군의 폭격을 받고 되돌아오다가 황해도 장단역에서 멈춰선 것이다. 그걸 2009년 이리로 옮겨와 전시하고 있다. 기차를 살펴보면 총탄 자국이 1020개의 자국이 남아 있다. 바퀴도 파손되어 있어 그날의 처참했던 현장을 실감할 수 있다. 그 앞에 자유의 다리가 있는데 1953년 한국전쟁 포로 12,773명이 자유를 찾아 걸어서 귀환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실향민과 방문객들이 통일기원 메시지를 가득 달아놓았다
DMZ 안보관광을 통해 셔틀버스를 타고 가면 도라산역이다. 서울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 역 중 남한에서 내릴 수 있는 마지막 역이다. 2000년에 시작된 경의선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남쪽 임진강역까지 4km 구간을 연결하는 공사가 2002년에 완료되었다. 이어 3땅굴을 만날 수 있다. 1978년 에 발결된 땅굴이다. 폭과 넓이는 2m, 총길이는 1,635m라고 한다. 모노레일로 갈 수 있고 걸어서 다녀오는 코스도 있다. 또한 비무장지대에는 남한 측 대성마을과 북한 측 기정도마을이 있다. 대성동마을은 남한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 내에 있는 특수마을이다. 1953년 정전협정을 체결할 때 비무장지대에 한 곳씩 마을을 둔다는 규정에 따라 북한에는 기정동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자유의 마을로 세금도 내지 않고 남자들은 군대를 가지 않는다. 거주권 심사가 까다로워 60년전이나 지금이나 주민 수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한다
통일촌이라는 장단콩마을이 있다. 장단콩은 파주에서 재배하는 유명한 콩이다. 파주시 장단지역에서 생산되던 콩이 품질이 좋아 예로부터 명성이 높다. 통일촌은 1970년대 초 민통선 북방지역 개발의 일환으로 조성된 마을이다. 지금은 125가구 446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콩 농사를 짓고 전통장류 가공시설을 운영하여 살아가고 있다. 이 마을 입장은 불가하고 다만 마을에서 계절에 맞춰 체험 프로그램에 신청하여 참가할 수 있다
임진각 옆의 평화누리공원에는 커다란 조형물도 있다. <통일부르기>라는 작품이다. 2007년 최평곤 작가가 대나무와 철근을 이용해 만들었다. 넓은 초원에 우뚝 선 모습이 참 이색적이다. 재료도 독특하여 통일을 향한 나지막하지만 강렬한 호소를 표현하고 있다. 공원 다른 쪽에서는 바람개비가 수없이 돌아가고 있다. 바람의 언덕이란다. 분단된 땅을 자유롭게 오가는 바람의 노래를 표현한 것이다. 바람은 남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니 실향민의 간절한 바람과 소망이 담긴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분단의 현장에서 통일을 생각하고 갈등의 현장에서 평화를 생각하게 하는 파주 임진각이다
파주출판도시는 파주시 문발동 일대에 조성된 출판 관련 업체들의 공간이다. 열악한 출판문화사업을 개선하기 위해 출판인들이 협동조합인 출판도시입주기업협의회를 만들고 출판, 인쇄, 유통이 한번에 이루어지는 출판도시를 기획한 것이다. 책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출판사, 인쇄를 하는 인쇄소, 종이를 공급하는 지업사, 유통을 담당하는 물류유통업체가 모두 모여 있는 곳이다. 파주출판도시는 인터넷과 전자책의 등장으로 종이책의 입지가 위협을 받으며 쇠락해가던 국내 출판 관련 산업을 되살리려는 취지에서 출판산업 관계자들이 만든 공간이다
하지만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연과 호흡하는 친환경적이고 아름다운 문화공간으로 건축미가 뛰어난 예술적인 도시로 조성하기로 뜻을 모아서 디자인 되었다. 파주출판도시의 중심지에는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와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지혜의 숲이라는 도서관 겸 북카페도 있는데 이곳은 영화에나 나올 법한 멋진 도서관이다. 천장까지 서가가 꽉 들어찬 모습이 매력적이다. 1884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출판사였던 광인사의 이름을 따서 광인사길이 있는데 여기에는 열화당, 한길사 등 40여사의 출판사가 있다.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의 본사도 여기에 있다. 출판도시를 가보면 글자들이 인쇄되는 모습을 표현한 독특한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조형물이 세워진 이곳이 활판공판이다. 디지털 인쇄방식에 밀려 사라져가는 활판 인쇄 기술을 보존하기 위해 박한수 대표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인쇄소이다. 박 대표가 10년간 전국을 뒤져 활판 인쇄기를 사 모으고 현역에서 물러난 사람들을 데려와 옛 방식대로 책을 찍어내고 있다
보진재는 1912년 8월 서울 종로1가에서 처음 인쇄를 시작한 우리나라 최고의 인쇄소이다. 100여년을 회사 명칭을 유지한 채 영업한다. 창업주 김진환씨의 증손자인 김정선씨가 4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파주출판도시 입주 1호 기업이다. 보진재는 1930년대 크리스마스 실을 국내에서 최초로 찍어 냈고 1950-60년대 철수와 영희, 바둑이가 등장했던 초등학교 교과서를 인쇄하기도 했다. 특히 얇은 종이에 인쇄하는 성경인쇄에는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어 한때는 전 세계 성경의 30퍼센트를 인쇄하기도 했다고 한다
헤아리마을은 미술가,음악가,작가,건축가 등 380여명의 예술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집과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등 문화예술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헤아리는 순우리말로 파주 지역에서 내려오는 전래 동요 헤아리 소리에서 따온 것이다. 특이한 박물관들도 많은데 광물박물관, 장난감박물관, 시계와 칼을 전시하는 Time & Blade박물관 등으로 특히 Time & Blade박물관에는 100년 이상 된 시계와 시계 여러 지역의 오랜된 검을 전시하고 있다. 한국적 박물관도 있어 한햐림옹기박물관이나 장신구박물관이다. 작은 미술관이나 갤러리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따라서 헤아리마을은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들이다. 이곳의 건물들은 지상 3층 이상으로 지어서는 안 되고 페인트를 사용해서도 안 되는 곳으로 자연과 어울리게끔으로 건물을 설계하다 보니 건물 모양이나 자재도 다양해져서 각양각색의 건축물이 개성 있게 들어섰다. 파주는 현대사의 비극을 품은 곳이지만 그걸 초월해 평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도시로 성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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