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바흐에서 비틀즈까지 히트한 음악에는 공통적인 패턴인 프랙털 음악에 대해
    아들을 위한 인문학/음악 2021. 12. 11. 02:55

    <신승훈의 노래를 미국인 친구가 좋아하는 이유는>

    미국 연구실에서 신승훈의 가잖아를 틀어놓고 있으면 미국인 친구들이 하나같이 노래가 좋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널 사랑하니까’‘그 후로 오랫동안’‘오랜 이별 뒤에등 신승훈의 예전 히트곡들을 들려주면 너무 비슷해서 구별하기 힘들다고 말한다는 사실이다. 어떤 경우에는 같은 노래로 착각하기도 한다. 우리가 듣기에도 신승훈의 노래는 그의 스타일이 있다 매번 100만장 이상 팔렸던 이유도 그의 독특한 음악 스타일을 대중이 좋아했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모차르트의 곡이라는 것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쇼팽의 피아노곡은 베토벤의 피아노곡과 확연히 다르다. 그들만의 색깔과 스타일 이른바 풍이라는 것이 있다

     

    <물리학자들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곡들의 음악적 특징을 객관적으로 기술을>

    1970년대 물리학자들은 히트곡들과 대중들에게 잊혀간 수많은 곡들간의 차이를 객관적 물리량으로 비교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럴 수 있다면 우리는 음악의 무엇이 이 사람들을 그토록 감동시키는가에 대해 해답을 얻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그 원리를 이용하여 히트곡을 무수히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피아노곡은 피아노 건반의 위치 변화와 음들의 지속시간, 동시에 발생된 음들이 만들어낸 조화,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강약 등에 의해 곡의 특징이 결정된다. 물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멜로디나 화음에 따라 음파의 주파수가 결정되고 키를 두드리는 강도에 따라 음파의 진폭이 달라진다. 또 박자는 하나의 음파가 지속되는 시간을 결정한다. 따라서 음들의 주파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해보면 곡의 주된 특징을 객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물리학자들의 아이디어다

     

    <음정의 변화폭이 클수록 한 곡에서 나오는 주파수 횟수는 점점 비례적으로 줄어드는 1/f음악이 대중적 음악이라는>

    방송에서 나오는 클래식음악과 록음악을 녹음했다. 물리학자들은 음의 높낮이 분포보다는 음들의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음높이의 변화에 관한 파워 스펙트럼을 그려보았다. 먼저 방송에서 나온 음악들의 음 높이를 숫자로 표현하면 음악은 숫자들의 연속적인 나열로 표현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얻은 데이터에 대해 파워 스펙트럼을 구하면 음의 변화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은 곡이 전개될 때 음의 변화 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대개 다음음은 근처의 낮은 음이나 높은 음으로 옮겨간다. 음폭이 크게 변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빈도가 주파수와 정확하게 반비례한다는 것이었다. 다시말해 음정의 변화폭이 클수록 한 곡에서 나오는 횟수는 점점 비례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런 음악을 1/f음악이라고 부른다. 더욱 대중적인 음악일수록 1/f에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반면 록음악의 경우엔 고주파수 영역이 상대적으로 컸다

     

    <자연의 패턴을 음악으로 변환하여 작곡하곤 했는데 이를 프랙털 음악이라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 심장 박동소리 등 자연의 소리도 대부분 1/f 패턴을 가진다는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 어떤 물리학자는 로키산맥에 줄지어 선 산봉우리들의 높낮이를 소리로 변환하여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물리학자들은 대부분의 음악이 1/f음악인 이유가 바로 자연의 소리를 모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음악이 자연의 소리와 유사한 1/f 패턴일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들으면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출처 : 정재승 <과하콘서트>

     

    < 1/f음악은 자장가와 헤브메탈의 중간쯤 되는 질서와 의외성이 조화스러운>

    곡이 너무 뻔해서 예측하기가 쉬우면 재미가 없고 졸리며 반대로 너무 엉뚱한 방식으로 전개되면 짜증이 난다. 자장가는 하나의 음은 다음 높이의 음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밋밋하다는 느낌과 재미가 없으면서 졸린다. 헤비메탈의 경우는 이와 반대이다 아주 괴성의 음들이 들쑥날쑥 전개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짜증을 낸다. 보통 아름다운 음악으로 느끼는 것은 음의 전개와 멜로디가 귀에 익을 때이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면서 질서와 의외성을 즐긴다. 아주 잘 짜여 있으면서 어딘지 모르게 새로움이 느껴질 때 우리는 그 음악을 좋아하고 아름답다고 느낀다. 사람들은 잘 짜인 부드러운 전개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면서 동시에 새롭게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이 주는 참신함을 즐긴다

     

    <인간은 왜 음악을 들으면 감동을 하는가는 앞으로 과제로>

    인간은 왜 음악을 들으면 감동을 하는가에 대한 연구는 음악이라는 파동의 물리적인 특성을 연구하는 일뿐 아니라 그것이 우리의 뇌에서 어떤 생물학적 반응을 유발하는가에 대한 연구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신경과학자들은 아직 이문제에 대해 그럴듯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이 과학적으로 다루기 힘든 분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음악감상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이 시도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편 음악을 감상하는 동안 우리의 뇌는 정말로 음이 전개되는 패턴을 쫓아가며 질서와 의외성 속에서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일까 ? 만약 그렇다면 1/f패턴은 어떻게 우리의 뇌에서 감동이라는 감정상태를 이끌어낼까 ? 1/f패턴에 과연 음악의 아름다움이 숨어 있었던 것일까 ?. 이제 이문제는 신경과학자들의 연구재단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되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