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페르트의 가곡 거리의 악사에서 본 예술가의 혼을 느끼는 슬쁘지만 아름다운 선율이아들을 위한 인문학/음악 2021. 8. 31. 02:47
배고픔을 유지하라 ( Stay hungry ) 애플 창시자 스티브 잡스가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한말이다. 배고픔은 생과 사의 경계면이다. 배고픔은 절박함이다. 이 절박함에 빠져본 사람은 냉혹한 삶의 엄숙성에 치를 떨며 억척을 배우기 마련이다. 바위 위의 소나무처럼 적당히가 아니라 목숨을 걸고 뿌리를 내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 뭔가 대단한 업적을 남기는 사람들은 대개는 경계면에서 서서 배고픔을 유지한 사람들이다. 예술가들은 생활과 예술이라는 작두날 위에 서서 맨발로 걸어가는 사람들이다. 예술을 쫓아가면 생활이 안 되고 생활을 쫓아가면 예술이 안 되는 그 위태로운 칼날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간 삶이 모여 작품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슈페르트의 거리의 악사가 가곡이 있다 - 마을 뒤쪽에 서있는 노악사. 얼어붙은 손에 손풍금 타기 - 코트 깃을 세우고 추위에 쫓기듯 동동걸음치는 사람들은 손풍금 타는 노인에게 눈길조차 줄 여유가 없다. 얼음 바닥에 시린 맨발을 이리저리 비틀며 연주하는 노인 옆에 놓인 동전 접시는 항상 비어 있고 주위엔 사나운 개들만 으르렁거리며 맴돌고 있다. 곰이나 늑대처럼 털이 없는 인간에게 가장 혹독한 결핍의 고통은 추위 속에서 배고픔을 견디는 일일 것이다. 얼어붙은 손에 손풍금 타는 노인의 모습에서 슈베르트가 읽혀진다. 그는 이런 말을 하였다- 나의 작품은 음악에 대한 나의 이해와 슬쁨을 표현한 것이다. 슬쁨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야말로 세상을 진정 행복하게 하리라고 생각한다. 슬쁨은 이해를 돕고 정신을 강하게 한다 - 구스타프 융은 뿌리가 지옥까지 닿지 않는 나무는 가지를 천국까지 뻗지 못한다는 말을 하였다. 이처럼 예술가의 고단한 삶은 그 고통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내적으로 다져진 형안을 얻게 된다. 이 특별한 눈으로 보통 사람이 닿을 수 없는 인생의 깊이에서 시공을 초월한 불후의 작품을 길어 올려 세상 어디에도 위로가 없어 탄식하는 자에게 참된 위무의 손을 내밀어 행복의 자리로 나아가게 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슈페르트의 가곡 거리의 악사를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들을 위한 인문학 >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싱어게인2의 최연소가수 서기 그리움만 쌓이네로 All A 평가 (0) 2021.12.22 바흐에서 비틀즈까지 히트한 음악에는 공통적인 패턴인 프랙털 음악에 대해 (0) 2021.12.11 세상의 아름다운 것이 사라지는 가을 우체국 앞에서 들어보세요 (1) 2021.08.29 사교행사 모임 등에서 만들어진 음악장르는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 (0) 2021.08.18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싱어송라이터 '서기의 그네'를 감상해 보세요 (0) 2021.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