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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태우는 욕심을 자제하라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4. 6. 4. 02:46
부귀한 집에서 성장한 사람은 그 욕심이 사나운 불길과 같고 그 권세가 무서운 불꽃과 같다. 이때 만약 조금이라도 식히려는 기운을 지니지 않는다면, 그 불길이 남을 태우지는 못 하더라도 반드시 자기 자신을 태워 버리고 말 것이다
조선 태종의 일등 공신이었던 이숙번은 타고난 교만을 버리지 못하여 유배지에서 비참하게 일생을 마친 사람이다. 이숙번은 왕의 총애를 믿고 교만하기 짝이 없었다. 임금의 입궐하라는 어명에도 아프다고 대궐에 들어가지 않았다. 또 이숙번은 자기가 벼슬을 주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종이에 써서 재상에게 살짝 건네주었다 협박까지 하면서 벼슬을 주도록 만드니 이 숙번과 친한 사람들은 모두 높은 벼슬을 하게 되어 그 세력이 하루가 다르게 커 갔다. 이숙번은 서대문 안에 집을 지었는데 그 주위에 허름한 집들이 많았다. 하도 여러번 이 집들을 없애달라고 졸라대므로 마지못해 임금이 허락하자 백성들의 원성이 들끓었다. 참다못한 여러 대신들이 상소를 올려 이숙번의 처벌을 건의하였다 태종은 이숙번을 먼 곳으로 유배를 보냈다
세월이 흘러 태종이 물러나고 세종이 새 임금이 되었다. 세종이 집현전 학자들과 용비어천가를 편찬하는데 태종시대의 일을 잘 아는 사람이 필요했다. 이숙번은 부름을 받자 곧 대궐에 들어왔다. 당시의 재상들이 모두 그의 후배이므로 여럿이 나가 정중히 절하며 맞아들였다. 그러자 이숙번은 머리를 끄덕여 거만하게 인사를 받았다. 교만이 좀 꺾인 줄 알았는데 하나도 변함이 없었다. 다시 유배를 보내게 되었다. 그는 경상도 함양으로 유배를 보내져 거기서 죽었다. 좋은 기회를 얻었으나 끝내 교만을 버리지 못해 귀양살이로 일생을 마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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