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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의 박대와 여수에서는 서대가 비슷해아들을 위한 인문학/어류 2024. 5. 17. 03:23
여수사람들은 서대가 1년 열두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생선으로 좋아한다. 그러니 서대회무침은 여수에서 먹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여수의 최고 생선은 단연코 서대다. 봄이 깊어가면 서대가 갯벌로 올라온다. 산란을 위해서다. 또한 봄은 물론 초가을에도 여수 서대가 인기다. 여수에서는 조기 없이는 제사를 지내도 서대 없이는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 따라서 여수 이순신광장 주변에는 서대횟집이 많다. 한편 동해안에서 가자미가 그 종류를 헷갈리게 한다면, 서해안의 그것은 서대다.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가자미목 참서댓과에는 여수에서 즐겨 먹는 서대회무침의 참서대, 군산에서 구이용으로 사랑을 받는 박대가 대표적이다. 보통 서대라고 하면 참서대를 말한다. 그리고 다 자란 참서대 중 가장 크다는 용서대가 있다. 그 외에도 무안의 지느러미가 검은빛을 띠는 흑대기, 개서대, 물서대, 칠서대도 있다. 가자미목 납서댓과에도 식용으로 이용하는 각시서대, 납서대 등도 있다. 서대는 가자미목에 속한다. 가자미, 도다리, 넙치 모두 눈이 좌우 한쪽으로 쏠려 있어 모양새로 보면 비목어라고 할 만하다. 완전체가 되려면 또 다른 어류가 옆에 붙어주어야 한다. 류시화 시인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서 노래했다
서대는 서해와 남해에 많이 서식한다. 어획량을 봐도 여수, 목포 등 전남에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며 이어서 인천과 전북 순이다. 서대 어획량은 1990년대 4천톤이었으나 최근에는 절반으로 줄었다. 서대를 잡을 때는 저인망 그물을 이용한다. 바다에 납작 엎드려 있기 때문이다. 보통 20m가 되지 않는 그물을 300-400개씩 가지고 나가 그물을 펼친다. 7월 금어기를 제외하고 6월부터 10월까지 조업을 한다. 자산어보에는 서대류를 우설접이라고 했고 크기는 손바닥 정도지만 길이는 소의 혀와 매우 비슷하다고 했다. 몸통은 가자미보다 더욱 길면서 좁다. 맛은 매우 농후하다. 이 물고기의 모양은 신발 바닥과 매우 비슷하다. 박대는 박접이라고 하며 속명은 박대어라고 한다. 또 우설접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욱 작고 종잇장처럼 얇다. 줄줄이 엮어서 말린다고 했다. 전어지에는 설어라고 했고 생긴 모양이 가자미와 같으면서 좁다. 양쪽 눈은 한곳에 몰려 있고 등은 검고 누르며 배는 회백색이고 비늘은 잘고 꼬리는 뾰족하다
지금은 냉동 보관시설이 발달하면서 서대를 사시사철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옛날에는 꾸덕꾸덕 말렸다. 서대를 보관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구이나 조림을 할 때가 제격이다. 제철은 늦여름에서 가을까지다. 회무침, 회, 구이, 찜, 매운탕, 조림 등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다. 서대의 장점은 손질이 간단하고 보관하기 좋다는 점이다. 큰 비늘이 없고 내장을 꺼내기도 쉬우며 비린내도 심하지 않다. 말리기도 좋고 잘 마른다.여수의 10미에 서대횟무침이 있다. 서대회는 막걸리 식초와 고추장, 상추, 양파, 당근, 깻잎 등 채소를 양푼에 넣고 비빈 것을 막걸리와 함께 먹는 것이 정식이다. 등뼈만 발라내고 빼째 썰어도 씹는데 문제가 없다. 무칠 때 막걸리 식초를 넣기 때문에 뼈가 좀 연해지기도 하고 오히려 뼈가 아삭하니 식감을 더 돋우기도 한다
서대와 비슷한 바닷물고기가 박대가 있다. 박대는 군산과 서천이 마주하는 금강 하구에서 많이 잡힌다. 그런데 서대와 박대는 모양이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다. 모두 눈이 없는 쪽은 흰색이며 눈이 있는 쪽은 갯벌이나 모래 등 주변 색에 따라 보호색을 띤다. 다만 서대는 갈색을 띠고, 박대는 좀더 어두운 색을 띤다. 박대는 서대보다 두눈의 간격이 좁다. 그리고 성어가 서대는 30센티미터 박대는 70센티미터로 박대가 서대보다 크다. 서대는 회로 좋고 박대는 말려서 굽거나 쪄서 먹는 것이 좋다. 서대구이는 자르지 않고 통째로 굽는다. 한편 군산에서는 안강망과 형망을 이용해 박대를 잡는다. 지금은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멀리 작은 섬 연도까지 나가서 형망으로 바닥을 긁을 때 박대가 좀 잡힌다. 박대 어획량은 줄고 소비는 늘어 중국의 수입산 박대가 가공 판매하고 있다. 군산에 박대 가공시설이 들어오면서 인천, 서천, 부안 일대의 박대들이 군산으로 들어오면서 군산 박대라는 브랜드도 생겨났다. 결혼한 딸 박대 철에 돌아온다와 박대 무시하면 집안이 망한다 그리고 눈치만 보다가 박대 눈 된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서천에서는 겨울철에 껍질을 이용해 박대묵을 만든다. 탱탱하고 벌벌거려서 벌벌이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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