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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 속에 깃든 긴장이나 불안이 있는 정적과 적막의 어감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2. 4. 8. 02:57
주위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태를 조용하다고 할 수 있고 고요하다고 할 수도 있다. 음악이 조용히 흐를 수는 있어도 고요히 흐를 수는 없다. 조용히는 시끄럽지 않고 귀에 거슬리지 않는 약간의 소리가 들리는 상태이지만 고요하다는 아무 소리도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고요한 산사에서는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평화로운 상태를 가리키기도 하는데 조용하다는 그런 상태를 가리킬 수 없다. 소리없는 상태를 나타내는 한자어 적막과 정적은 조용하다와 고요하다와는 또 다른 미묘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여준다. 마을이 적막에 잠길 수도 있고 정적에 잠길 수도 있다. 이 경우 소리가 없는 상태인 고요함을 객관적으로 나타낸다는 점에서 적막과 정적은 의미가 같다.
고요함이 어떤 주관적 감성을 품고 있느냐에 따라 두 단어의 쓰임이 달라진다. 가령 아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를 잃어버린 교정을 관찰자나 서술자는 적막이 가득하다고 여길 수 있는데 이때의 적막은 쓸쓸함을 품고 있다. 적막과 달리 정적에는 쓸쓸함보다는 긴장이나 불안 등의 정조가 담기는 경우가 많다. 대립된 두 나라 사이에 국경에는 정적이 감돌고 있다라고 표현한다. 또한 아버지의 역정에 순간 방 안에는 정적이 흐른다처럼 이 정적은 불안이나 심리적 위축을 보여준다
한편 적막과 정적은 하다와 결합하여 형용사 적막하다와 정적하다의 파생어를 만드는데 적막하다는 매우 빈도 높게 쓰이는 데 비해 정적하다는 잘 쓰이지 않는 듯하다. 초기 현대소설에서는 가끔 정적하다도 쓰이기는 했으나 이제는 거의 안 쓰고 적막하다로 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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