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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인주, 막걸리의 유래, 원시적인 술인 탁주에 대해서
    아들을 위한 인문학/막걸리 2025. 6. 24. 02:23

     

    조선시대 때, 일본 오키나와에 표류되었다 돌아온 제주도 사람이 오키나와 풍속을 말하면서 그곳에는 탁주가 없고 청주가 있다. 쌀을 물에 담갔다가 여자로 하여금 입에 넣고 씹게 하여 나무통에 뱉어내어 술을 만든다고 했다. 세조때에 우리나라에 온 유구의 사신이 이 술을 하루만에 빚는다 하여 일일주라 하면서 15세 미혼 여성이 입을 깨끗이 씻고, 밥을 씹어서 술을 빚으며 그 맛이 기막히게 달았다고 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서 마시면 미인이 되는 술이 아니라 미모의 여인들이 곡물을 씹어서 빚은 술이라는 뜻으로 미인주라 했다. 위서에 고구려에 흡수 합병된 물길국에서는 곡물을 씹어서 술을 빚는데 이것을 마시면 능히 취한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고대 우리나라에도 미인주와 유사한 술이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증명으로 사람의 침 속에는 아말라아제라는 효소가 들어 있어서 곡물을 당화시킬 수가 있다. 누룩이나 발효제가 없던 시절의 이야기다. 젊은 여성들이 여럿이 항아리에 둘러 앉아 곡물을 씹어 항아리에 뱉어 담아두면 천연 효모가 안착해 알코올 발효를 시킨다. 오늘날 미인주는 주로 열대지방에서 만들어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술을 빚은 지 하루만에 마시므로 일일주라 한다는 것을 보면 도수는 매우 낮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오키나와에서는 지금은 특별한 행사 때만 미인주를 시연하다고 한다

    막걸리는 20세기 이전에는 주로 요, 탁료, 탁주, 농주라고도 불렸다. 탁료는 옛 문헌에 자주 등장하는 막걸리의 한자식 표기며 한자를 차음하여 막걸리라고도 한다. 막걸리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제조되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수로왕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요례를 빚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여기에 탁주를 뜻하는 요자가 들어 있어 이것을 탁주류에 대한 기록으로 보기도 한다. 고려시대는 우리 민족이 상음한 3대 주종인 청주, 탁주, 소주가 완성된 시기로 이전의 삼국시대와 달리 여러 문헌에서 구체적인 술 이름이 등장하기 때문에 대략적인 술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동국이상국집의 백주와 도은집의 탁주라고 명명하지만 직접 막걸리를 지칭하는 기록은 늦게 나온 1123년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를 방문한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 나온다. 이 글 속에 등장하는 술의 빛깔이나 도수가 낮은 점 등은 막걸리의 특징과 같은데 이로 보아 고려 서민들이 마신 탁한 술이 막걸리임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임원경제지는 우리 술을 처음으로 분류한 서적으로 여기에서는 170종의 술을 11가지로 분류했다. 한편 막걸리의 한글표기는 춘향전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에서 목걸리라고 표현하였다. 중세국어에서는 아를 오로 발음하였다고 했다. 막걸리라는 이름은 막걸렀다 또는 함부로 걸렀다에서 유래했다. 즉 막되고 박한 술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막걸리는 쌀과 누룩 원료인 밀이나 쌀겨, 조 등을 찌지 않고 자연상태의 미생물을 증식시키거나 고지(원료를 찌서 식힌 다음 미생물을 인공적으로 배양한 것)을 통해 술을 빚은 후 숙성이 되면 체에 밭쳐 버무려 걸려 내는데 이때 쌀알이 부서져서 뿌옇게 흐려진다. 쌀에는 포도당의 원료인 전분(녹말)만 있기 때문에 술을 담글 때 전분을 포도당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누룩을 사용한다. 대부분 누룩은 밀, 보리로 만들지만 쌀로 만든 이화국 등이 있다. 막걸리는 술이 발효된 상태에서 청주를 떠내지 않고 조잡하게 걸렸다는 뜻의 조여로서 알코올 성분이 적다는 것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막걸리를 우리 민족의 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막걸 리가 한국인만의 술이라고 하기에는 정확하지 않다. 술의 근원을 따진다면 모든 민족의 원시적인 술은 탁한 형태를 갖고 있다. 포도주도 탁한 술로 고대 각국의 술은 막걸리와 같은 발효주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한편 맥주는 보리로 만들고, 포도주는 포도로 만들고 막걸리는 쌀로 만드는데 재료만 보면 쌀 음료는 보리 음료보다 부드럽고 포도 음료보다 엷으므로 세상에서 가장 엷고 부드러운 술이 막걸리라고 보인다. 그리고 막걸리는 술 빚기의 마지막 단계인 여과의 특징을 형상화한 말이라면 탁주는 술의 맑고 흐름을 판단하는 용어다. 법적인 용어는 탁주로 인정하고 있다. 막걸리는 중국에서 전래되어 전파되고 약주와 소주와 함께 조선의 3대 술로 보고 있다. 탁주가 가장 오래된 술이라 할 수 있으며 탁주에서 찌꺼기를 제거하여 약주를 만들고 약주와 탁주를 증류하여 소주를 제조했다고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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