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땅과 바다의 조미료인 설탕과 소금에 대해서 알아보면
    아들을 위한 인문학/맛의 세계 2024. 1. 5. 03:27

     

    야생상태 그대로의 채소와 육류 생선에는 다양한 냄새와 맛, 특유의 개성이 있어서 맛을 조화시키는 것이 어려웠다. 좀처럼 마음에 드는 맛을 만들어낼 수 없었다. 따라서 식자재의 본연의 맛을 끌어내면서 조화롭게 정리해 주는 조미료가 필요했다. 맛을 그려내는 것이고 맛의 미묘한 균형을 연출하는 것은 조미료이다. 조미료는 식탁이라는 극장의 훌륭한 연출가이다. 조미료는 미각을 세련되게 만드는 과정과 관련이 있는데 시대가 지나면서 그 가짓수가 계속 늘고 있다. 미각은 단맛, 짠맛, 매운맛, 신맛 등으로 나눌 수 있고 단맛과 짠맛이 기본이 되는 것이다. 인류는 다 썩어가는 식자재를 먹으며 조미료에 관한 지식을 축적해왔다 한편 달콤함은 인류에게 매혹적인 맛이다. 그러나 자연계에서는 매우 적다. 이런 이유에서 설탕의 보급은 식문화에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와 사탕무이며 그 전에 최고의 감미료는 꿀이다.. 꿀벌이 겨울에 유충을 키우기 위해 부지런히 저장한 벌꿀이었다. 옛문헌에서는 사탕수수를 꿀이 흐르는 갈대라고 기록되어 있다 꿀벌은 로마의 시인에 의하면 하늘로부터 받은 이슬의 축복인 자연의 감미료라고 하였다

     

    참고로 벌의 종류는 세계적으로 10만 종류에 달하며, 어디에나 있는 흔한 곤충이다. 벌집 하나당 대개 3-6만마리 정도의 일벌이 있으며 겨우 6주간 살면서 종의 보존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쉬지 않고 꿀을 모은다. 그 귀한 것을 인간이 행복에 젖어 슬쩍 해온 것이다. 인류가 황금색 벌꿀의 맛을 알게 된 것은 매우 오래전 일로, 1만년 전에 그려진 스페인의 동굴벽화에서 야생 벌집에서 꿀을 모으는 인물을 찾을 수 있다. 꿀을 채집할 수 있는 식물에 따라서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도 얇은 색이 짙은 색보다 질이 높은 것으로 취급된다. 벌꿀은 70%이상이 흡수가 잘 되고 영양가가 높은 과당과 포도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벌꿀은 100g당 열량이 294kcal로 매우 높고 현재도 그 효용과 희소성 덕분에 설탕보다 각별하게 여겨진다 벌꿀은 오랜 기간 불사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다. 현재도 로엘젤리는 이러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크레타 문명 등에서는 사후 세계에서 먹는 귀중한 음식으로 여겨졌다 이집트 문명에서는 오직 파라오와 신관만이 신성한 음식으로서 질 좋은 벌꿀을 독점할 수 있었다. 오경 중 하나인 예기에는 대추, , 엿과 나란히 벌꿀을 올리는 것을 자식이 효도하는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중세 유럽 게르만인은 결혼 후 한달간 벌꿀을 발효시킨 술을 마시며 아이를 만드는데 힘을 썼다고 한다. 여기서 신혼여행이나 신혼휴가를 가리키는 허니문이란 말이 나왔다. 프랑크 왕국에서는 재정을 확보하려고 양봉을 장려했는데 수확한 벌꿀의 2/3를 세금으로 납부하도록 했다

     

    소금은 짠맛을 내는 조미료의 대표로 음식에 간을 하고, 절임으로 부패를 막아 식품을 보존하거나 발효를 조정한다. 상처를 소독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현재도 세계적으로 연간 2억톤 이상의 소금이 제조되고 있으며 식자료로는 여덟 번째 생산량이다. 동물의 생고기를 많이 먹던 시절에는 생고기에 포함된 나트륨 등의 미네랄 성분 때문에 소금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곡물이 주식이 되고 나서부터 염분은 부수적으로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식품이 되었다. 그런 이유로 모든 문명권은 소금을 확보할 수 있는 장소에서 성립되었다. 소금의 제조법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이집트를 거쳐 그리스, 로마로 전해졌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필수불가결하게 공유해야 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우정과 관대함을 상징했으며 영원히 변하지 않는 맛이라는 특성에 따라 약속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다. 기원전 9세기의 시인 호메로스는 소금은 신성하다고 했으며 소금을 부정을 없애는 데 사용하고 산 제물로 신에게 바치는 동물의 머리에 뿌렸던 까닭이다.

     

    유대인은 소금의 성질이 변하지 않는 것을 주목하여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에 맺어진 계약의 상징으로 보았다. 구약성서에는 소금 계약이란 문구가 나오는데 소금을 섭취하는 것으로 깊은 신뢰관계가 생겼다는 것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소금을 부정을 쫓는 해수의 화신이라고 여겨 신에게 바쳤다. 오늘날에도 각 가정에서는 신을 모시는 제단에 쌀, 물과 함께 소금을 놓았다. 스모 경기를 할 때 경기장에 소금을 뿌린다든가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와 부정을 없애는 의미로 소금을 쓰는 것도 비슷한 풍습의 흔적이다. 한편 소스, 소시지, 샐러드라는 단어도 소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프랑스 요리의 꽃인 소스는 라틴어로 소금을 의미하는 살을 기원으로 한다. 소시지는 염장한 돼지 양 소의 고기를 다져서 창자에 넣은 후 삶거나 훈연 건조한 것으로 원래는 햄이나 베이컨을 만든 후 남은 고기를 사용했다. 한편 햄은 돼지의 넓적다리 살을 소금에 절인 후 훈연하거나 삶은 가공식품인데 본래는 돼지 넓적다리 살을 부르는 이름이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