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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부효과를 가지는 생명과 건강의 원천인 소금에 대해서 알아보면
    아들을 위한 인문학/맛의 세계 2023. 2. 16. 03:08

    소금은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나트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모든 생물의 체액 속에는 바다 생활의 흔적으로서 일정 농도의 나트륨이 포함되어 있다.인간도 체액의 나트륨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땀이나 배설물을 통해 체외로 배출하는데 이 나트륨을 보충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처음 만나는 맛도 모유에 들어있는 짠맛이다. 최초의 미각 체험은 뇌에 기억으로 각인되기 때문에 인간은 본능적으로 짠맛을 계속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짠맛이 요리의 전체적인 맛을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소금에 함유된 나트륨은 나트륨은 혈액의 삼투압을 유지하고 담즙, 췌액, 장액 등의 소화액을 알칼리성으로 보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간 혈액에는 0.9%의 염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배설과 발한 등으로 잃어버리는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성인 기준으로 연간 약 5-7kg, 하루 약 15g의 염분이 필요하다.. 고혈압 예방을 위해서는 10g 이내로 자제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소금이 건강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인지하고 있던 고대 로마인은 건강하고 심지어 모두 이상이 없는 무병식자재를 살루스라고 하여 소금을 의미하는 라틴어 살에서 파생하여 만들어졌다. 로마인은 소금이 생명과 건강의 원천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1882년 영국의 생리학자 시드니 링거가 오늘날에도 사용되는 약을 떨어뜨리는 방식의 링거액을 고안할 때도 염분 농도를 혈장과 같은 0.9%로 설정하였다. 우리가 국물요리나 수프를 마시면서 맛있다라고 느끼는 염분 농도도 사실 0.9%라고 한다. 생리적 욕구가 미각의 바탕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소금이 부족하면 온몸에 탈력과 권태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생명의 위기가 찾아온다 한편 농업의 시작은 미각 측면에서 곡물 중심의 규칙적인 식사로 맛이 단순해지면서 일부러 소금을 섭취해야만 하는 결점이 발생하였다. 곡물에 의존하는 생활의 시작으로 인해 소금의 섭취를 뺴놓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물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칼륨과 동물의 살코기와 피를 통해 섭취할 수 있는 나트륨의 균형이 중요한데 농업의 시작으로 다량의 칼륨을 섭취하게 되면서 나트륨과의 균형이 붕괴된 것이다. 곡물 등 식물성 식량의 대량 섭취는 체내의 칼륨 농도를 높이고 대량의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시킨다. 그래서 소금을 섭취하여 매일매일 잃어버리는 나트륨을 보충할 필요가 생겼다. 소금의 생산과 분배가 인류 사회에 새롭게 투입된 것이다. 500만년전부터 만 1만년 전까지 이어진 수렵 채집 사회에서는 소금을 특별히 섭취하지 않았다. 동물과 생선의 살코기를 먹으면 그들의 체내에 있는 미량의 나트륨이 인간의 몸속에 농축하였기 때문이다 5천년전 4대 문명이 큰강을 중심으로 성립하자 도시의 주민들은 고기를 대량으로 섭취하기 어려워져 소금 그 자체를 의식적으로 섭취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많은 양의 소금 수요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지구는 70%가 바다이며 바닷물에는 약 3%의 염분이 포함되어 있다. 또 내륙에도 사해와 같은 함수호나 염분 함유량이 많은 지하수, 결정화된 암염이 있다 여러 문명에서는 염수를 줄이거나 바닷물을 수조에 받아 농축한 후 가열하여 소금을 제작하거나 염전에 바닷물을 끌어와 농축한 후 증발시키거나 암염을 발굴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금을 확보하였다. 고온 건조한 나일강,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인더스강 유역에서는 수분이 매우 강하게 증발했기 때문에 제염을 간단히 할 수 있다 그러나 황하강 유역은 황토의 퇴적으로 하류 지역에서의 큰 범람이 반복되어 염전 생산이 어려웠다 한편 요리의 적절한 맛을 간이라고 하고 조미를 간을 보다라고 하듯 요리에서 소금의 양은 맛의 비결이 되었다. 미식가로 잘 알려진 청나라 시인 원매는 요리사가 사용하는 조미료는 아내의 의상과 같다라고 하여 조미료의 중요성을 여성의 의상에 비유했는데 그만큼 소금은 중요한 의상이었던 것이다

     

    중국에서는 전설 속의 초대 황제인 황제가 배와 수레, 활과 화살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의 신하 숙사가 바닷물을 끓이기 시작하여 소금을 제작했다고 한다. 역사의 출발점에 제염이 놓여있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는 나일강 삼각주 지역에서 바닷물을 건조해 만든 소금과 주변의 사막에서 채취한 암염을 사용하였다. 이집트인은 소금으로 간을 한 채소를 좋아했으며 가축 동물의 고기와 생선에도 소금을 쳐서 보관하였다고 한다.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그의 저서 역사에서 이집트인의 식생활에 대해 생선은 햇볕에 건조하고 염장한 후 날 것 그대로 먹는다 그리고 조류 가운데 메추라기와 오리 등 작은 새는 미리 소금에 절여두고 날 것 그대로 먹는다라고 기술하였다. 또한 이집트에는 가축의 고기에 소금을 쳐서 큰 항아리에 보존하는 모습이 무덤 벽화 등에도 남아있다 구약성서에서도 소금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모세에게 여호와는 신에게 바치는 모든 공물에 소금을 함께 곁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생존에 빼놓을 수 없는 소금은 식자재의 부패 방지에도 도움이 되었다. 인류는 건조한 환경을 만들고 소금을 추가하면 부패균이 활동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체험적으로 꺠달았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들 때 내장을 꺼낸 후 유체를 일정기간 소금물에 담그고 그 후에 건조하였는데 이는 식품 가공의 지혜를 응용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소금을 얻기 쉬운 간사이 지방에서는 소금을 사용하였지만 소금을 얻기 어려운 도호쿠와 훗카이도 지방에서는 말린 식자재 문화가 발달하였다. 일본에서는 소금에 절인 문화권과 말린 식자재 문화권이 모두 존재하는 것이다. 한편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는 식탁 위에 엎질러진 작은 소금 항아리가 그려져 있는데 이는 은전 서른 닢을 받고 예수를 제사장에 넘긴 유다의 배반을 상징하고 있다. 소금은 신뢰의 상징이기도 했던 것이다 기원전 8세기경의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는 소금은 신성하다고 말했다. 그리스에서는 축제의 희생이 된 동물으 머리에 깨끗한 소금을 뿌리는 관습이 있었다. 일본 스모선수도 시합전 소금을 뿌려 경기장을 정화하기도 했다 소금에 의한 방부효과가 불변과 성스러움의 이미지와 결부된 것이다

     

    로마인은 먹는 행위를 가장 큰 쾌락으로 여겼다. 만찬 자리에서 노예에게 공작의 깃털로 목구멍을 자극하게 하여 먹은 음식들을 게운 후 다시 이어서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만큼 그들은 미각에 탐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로마인의 혀는 짠맛에 길들여 채소나 과일의 소금 절임, 염장한 고기, 소금을 뿌린 생선 등을 매우 좋아했다. 로마의 삭문화를 계승한 유럽의 요리이 기본이 되었다. 영어의 샐러드와 프랑스어의 살라드도 소금을 의미하는 라틴어 살에서 유래한 단어다. 고대 로마에서는 신선한 채소에 소금을 뿌려 채소의 거친 식감과 쓴맛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오늘날 프랑스 요리에서는 채소만 사용한 샐러드를 살라드 심플, 채소에 육류나 어패류를 올린 샐러드들 살라드 콩포라고 부른다. 짠맛은 생채소를 먹을 때의 기본적인 맛으로 자리 잡은 것이 분명하다. 짠맛이 맛내기의 중심이 된 것은 고대 중국도 마찬가지였다.전한을 무너뜨린 신의 왕망은 소금은 식효의 장이고 술은 백악의 장이라는 조서를 다루고 있다. 국가가 전매한 소금과 술을 많이 구입하라고 독려한 문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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