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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것이 말짱 도루묵이라는 생선 도루묵에 대해서
    아들을 위한 인문학/어류 2022. 10. 6. 05:34

    도루묵은 농어목 도루묵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동부 중부 이북의 수심 300미터에 서식하며 일본과 러시아 캄차카반도, 사할린, 미국 알래스카에서 볼 수 있다. 바닥에 숨을 죽이고 있다가 위로 지나가는 작은 새우나 멸치를 잡아먹는다. 또 가슴지느러미가 넓적하고 그것을 펼치면 둥글고 크다. 모래에 몸을 숨길 때나 수정을 할 때 요긴하게 사용한다. 도루묵 한 마리가 최대 2000마리의 알을 낳아 해조류에 붙인다. 알이 은단 알보다 크며 부화할 즈음에는 단단하다. 이 시기에 파도에 해조에서 떨어져 해안으로 올라온 도루묵 알은 무척 탄력이 좋다. 알을 낳을 때가 되면 수심 100미터 내외의 연안으로 나와 산란을 한다. 항포구의 방파제에서 통발이나 낚시로 이용해 잡을 때는 12월쯤으로 수심 10미터까지 나온다.

     

    여름에 도루묵이나 명태가 많이 잡히면 흉년이 든다는 말이 있는데 한류성 어종이 여름에 많이 잡힌다는 것은 냉해 피해가 우려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와 경북지역의 동해안에서 잡힌다. 산란기인 11-12월에 가장 맛이 좋다. 알은 막이 두껍고 점액질이 있어 모자반 같은 해조류에 덩어리로 붙는다. 알 밴 도루묵은 알도루묵, 수컷을 수도루묵이라고 부른다. 특히 모래를 좋아해 영어로는 sand fish라고 부른다. 도루묵은 아무 소득없이 헛된 일이나 헛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말짱 도루묵에서다. 이말은 옛날에 도루묵은 어획량이 많고 맛도 빼어나지 않아 겨울철 명태, 곰치, 양머리에게도 밀려났다. 그래서 이 물고기들을 잡으려고 쳐놓은 그물에 도루묵이 가득 걸리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했다

     

    도루묵의 등은 엷은 흑색이고 배는 운모 가루를 바른 듯 빛이 나며 흰색이다. 그래서 토박이들은 은어라고 부른다고 했다. 조선 정조 때 문신 이의봉 편찬한 고금석림에 기록된 도루묵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고려시대 어느 임금이 피난 속에 이 생선을 올리자 임금은 맛도 뛰어나고 은빛이니 은어로 부르라고 명했다. 환궁한 임금은 다시 은어를 찾았으나 피난 중의 맛이 아니어서 도로 물려라고 호통을 쳤다. 그래서 환목어라고 도로목어가 되었다. 조선 인조때에 이식의 환목어 시를 지었다. 목어라고 부르는 물고기가 있었는데 / 해산물 가운데 품질이 낮네 / 번지르르 기름진 고기도 아닌데다 / 그 모양새도 볼 만하게 없었다네 / 그래도 풍미가 담박하여 / 겨울철 술안주로 삼을 만하네.....이식은 삭탈당한 자신이 도로목어가 된 것을 비유했다. 한편 도로묵 떼가 몰려오면 명태가 뒤따라온다고 하여 은어바지라고 불렀다. 일본에서는 바람이 불고 천둥이 치는 겨울에 잘 잡혀서 뇌어라고 이름을 붙였다

     

    도루묵은 돈이 되는 고급어종이 아니다. 그래서 그물에 도루묵만 가득하면 어민들은 한숨을 쉬며 말짱 도루묵이라고 푸념했다. 그러나 도루묵 알이 암에 좋고 백혈병 치료제로 쓰인다고 알려지면서 한때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일본 북부지방에서는 염장을 해두고 1년 내내 즐겨 먹으며 정월에 알을 요리해 먹는 풍습이 있다. 살이 희고 지방질이 많아 부드럽고 고소하다. 돌묵이라던 도루묵의 어획량은 2006년 한때 900톤으로 급감하였고 2016년에 비로소 7500톤으로 증가했다. 강원도의 도루묵 자원 회복을 위한 수정 방류 사업의 결과로 보인다.

     

    한편 도루묵조림은 무를 깔고 내장과 머리를 떼어낸 도루묵에 다진 마늘, 생강 등으로 만든 양념장을 끼얹고 물을 약간 부어 조린다. 도루묵구이나 도루묵탕도 다른 생선을 요리할 때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식해는 각별하여 함경도에서는 명태,,가자미,횟대 등과 함께 식해로 만들어 겨울 저장 음식으로 먹었다. 도루묵은 연하고 부드러워 도루묵은 겨드랑이에 넣었다 빼도 먹을 수 있다고 했나 보다. 지느러미와 아가미를 제거하면 뼈째로 씹어 먹을 수 있다. 도루묵은 버릴게 하나도 없다. 비린내가 나지 않고 담백해 그냥 먹어도 좋다. 무엇보다 구이의 진미는 알이다. 살아 있는 알 도루묵은 회로는 맛이 없지만 수도루묵은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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