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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로도에서 거문도에 걸쳐 있는 삼치에 대해서
    아들을 위한 인문학/어류 2024. 2. 27. 03:37

    삼치
    줄삼치

    삼치는 가을에 많이 잡힌다. 정말 맛이 좋을 때는 늦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다. 삼치를 칭하는 한자어가 물고기 어자에 봄 춘자를 더한 삼치 춘 즉 춘어라고 했다. 그래서 봄에 삼치 배 한척 가득 잡으면 평안 감사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삼치 한 마리가 쌀 한 가마니와 같았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삼치는 농어목 고등엇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모양새로 보듯이 고등어를 많이 닮았다. 다랑어류, 고등어류, 삼치류, 등이 모두 고등어과에 속한다. 삼치는 고등어보다 쉬이 물러지기 때문에 잡자마자 얼음에 보관해야 한다. 고등엇과에 속하는 어류 중 비린내가 가장 적은 생선이다. 겨울철에 그나마 살이 단단해진다. 추자도 남쪽에서 겨울을 나고 늦겨울이나 이듬해 봄에 연안으로 들어온다. 멸치나 까나리나 정어리 등 작은 어류를 좋아하며 성어로 자라면 1미터에 이르고 70센티미터 이상은 되어야 횟감으로 맛이 좋다. 삼치는 물속에서 날렵하고 재빠르기 때문에 당할 물고기가 없지만 하늘에서 순식간에 낚아채는 맹금류를 당할 재간이 없다.

     

    자산어보에는 삼치를 망어라고 하며 몸통은 둥글고 머리는 작고 눈도 작으며 비늘은 지극히 잘다. 등은 검은데, 이무기에 검은 무늬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정약전은 맛은 시면서 진하지만 맛이 떨어지고 탁하다고 혹평을 했다. 한편 흑산도 주변 바다에서 끌낚시로 삼치를 잡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맛이 달고 좋다고 했다. 어민들과 달리 사대부 양반들은 삼치를 싫어했다고 민담에서도 나온다. 그러나 삼치는 도톰한 살이 부드럽다. 삼치에 함유된 DHA는 두뇌발달에 좋고 노인들의 치매 예방 기억력 증진 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오메가 3와 단백질도 풍부하다. 삼치는 봄에 산란을 한다. 겨울에 삼치가 맛있는 것은 늦가을부터 겨우내 산란을 위해 몸에 영양분과 에너지를 축적하기 때문이다. 봄이나 여름에 연안으로 와서 알을 낳고 가을과 겨울에 외해로 회유해 겨울을 난다. 삼치는 거문도, 나로도, 청산도,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 잡힌다

     

    끝낚시

    삼치는 성질이 급하고 이빨이 날카롭다. 쉽게 상하기 때문에 갈치처럼 산지에서나 맛볼 수 있다. 삼치잡이 어법은 쌍끌이 기선 저인망, 정치망, 유자망, 끝낚시까지 10여가지가 넘는다. 그중에서도 유자망이나 끝낚시다. 여수 거문도나 고흥 나로도는 땅발이와 뜬바리라는 두가지 끝낚시가 있다. 삼치는 수온이 높으면 수면으로 이동해 생활한다. 이때에는 뜬바리다. 참대라 부르는 굵은 왕대를 배의 좌현과 우현에 걸치도록 고정하고 양쪽에 4개의 낚시를 매단 낚싯줄을 끈다. 이때 사용하는 가짜 미끼는 반짝이는 비닐류이다. 이것을 매달고 배가 달리면 멸치나 정어리가 질주하는 것처럼 보여 질주본능의 삼치가 와서 덥석 물게 된다. 반대로 땅발이는 100미터 가량 되는 줄에 70여개의 낚시를 달고 배가 달릴 때 가짜 미끼를 삼치가 물도록 해서 잡는 어법이다. 어민들이 잡는 삼치 중 거문도에서 끝낚시로 잡는 삼치를 으뜸으로 꼽는다. 사시사철 잡히기 때문이다. 산란을 위해 깊은 바다에 머무는 삼치를 잡는 방법은 끝낚시 밖에 없다 정치망과 유자망보다 끝낚시로 잡은 삼치가 스트레스를 덜 받아 맛있다

     

    나로도에서 거문도까지 가을 바다에는 삼치 어장이 형성된다. 살이 무르지 않고 살이 단단하며 부드럽게 씹힌다. 한편 여수 중앙동 선어시장에는 온통 삼치 판이다. 여수는 삼치를 선어로 먹는다. 그리고 삼치를 양념장에 찍어 김으로 싼 후 묵은 김치를 얹어 먹는 것이 완도 청산도식이라면 여수 거문도식은 양념된장과 돌산갓김치를 올리고 마늘과 고추냉이를 얹어서 싸먹는다. 해남 땅끝에서는 김 대신 봄동에 삼치를 올리고 묵은 김치를 더해서 먹는 방법이 인기다. 이를 두고 삼치삼합이라고 한다. 좋은 삼치는 아가미가 빨갛고 눈이 선명하다. 몸에 검은 반점이 선명하고 몸 색깔은 푸른 빛을 띤다. 늦가울 삼치를 맛보기 위해 남쪽으로 튀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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