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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에서 건너온 봄의 전령인 숭어에 대해서 알아보면
    아들을 위한 인문학/어류 2023. 3. 16. 03:23

    숭어는 숭어목 숭엇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온대와 열대 해역에 70여종이 서식한다. 우리나라에는 숭엇과에 숭어, 가숭어, 등줄숭어가 서식한다. 우리나라 모든 연안에 서식하지만, 가숭어는 서해에 많으며 양식을 하기도 한다. 숭어는 정치망, 자망, 뜰채까지 다양한 어법으로 잡는다. 그리고 횟감이나 말려서 찜으로 많이 이용한다. 추운 겨울에는 깊은 바다로 내려갔다가 봄이 되면 떼를 지어 강 하구나 연안으로 몰려와 산란을 한다. 개흙을 긁어 새우나 갯지렁이 등을 먹는다. 숭어는 출세어다. 자라면서 그 크기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붙여진다. 제일 작은 숭어 새끼를 모치라고 한다. 더 크면 참동어 조금 더 크면 손톱배기 4년 정도 자라면 댕가리, 5년은 딩기리, 6년은 무구력 7년은 자라야 숭어라고 했다. 또 지역에 따라 모치, 동어 등 수십가지가 있다. 숭어 눈에는 투명한 보호막인 일종의 눈꺼플이 있다. 이 보호막은 늦여름부터 자라 겨울이면 완전히 눈을 덮는다. 그래서 겨울에는 연안에서 숭어가 그물에 잘 걸린다.

     

    숭어를 이르는 말로 전라도는 참숭어와 보리숭어, 개숭어, 가숭어 등이 있고 경남이나 부산에서는 밀치라는 말로 사용한다. 삼면의 바다 어디에서나 잡히는 것이 숭어다. 표준명은 숭어와 가숭어 두종류이다. 숭어는 크고 검은 눈동자를 금테가 감싸고 있고 가숭어는 작고 검은 눈동자 주변으로 노란 굵은 줄이 감쌌다. 모양새는 숭어는 모리가 크고 통통한 유선형이며 가숭어는 머리가 납작하며 선이 살아 있는 날렵한 유선형이다. 동해나 부산에서 잡힌 숭어는 맛이 밍밍하다고 평하고 반대로 갯벌이 발달한 서해에서 잡힌 숭어는 해감내가 난다고 한다 펄 냄새가 나서 싫다는 것이다 숭어는 늦가을에 먼 바다로 나가 산란을 하고 가숭어는 봄철에 알을 낳는다. 그래서 가숭어는 산란 전인 겨울부터 초봄까지 맛이 좋다. 반대로 숭어는 알을 낳고 난 후인 겨울에는 맛이 없어 개숭어라고도 했다. 그대신에 숭어는 왕성한 먹이 활동을 한 후 보리가 익어갈 무렵에 맛이 좋다고 해서 보리숭어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어느 숭어나 맛이 없다. 그래서 개도 쳐다보지 않는다고 한다

     

    해동역사를 보면 발해에서 당나라에 사신을 파견할 때 외교선물로 숭어를 준비했다고 한다. 또 숭어는 조선시대에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이유로 숭어라고 불렸다 조선시대에 숭어 중에서 평양의 대동강에서 잡은 동숭어를 으뜸으로 쳤다. 지금도 평양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냉면과 함께 대동강 숭엇국이 꼽히고 있다. 기대승이 퇴계 이황에게 선물로 동숭어를 보내니 기쁜 마음으로 받아 달라고 기록되어 있다. 숭어는 강과 바다를 오가는 어류지만 바닷물고기다. 그래서 민속학에서는 숭어를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영물로 여겼고 큰 굿이나 제사에 제물로 올렸다. 서울 진오귀굿에서는 숭어가 망자를 상징하기도 했다. 숭어는 성질이 진흙을 먹기를 좋아하므로 숭어를 먹으면 지장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갯벌에 사는 유기물을 먹고 자란다

     

    육소장망
    뜰채 숭어잡이

    부산 가덕도 대항마을에는 200년을 이어온 독특한 숭어잡이가 있다. 통영, 거제, 부산 일대에 성행했던 숭어들이로 육소장망 어법으로 등록된 들망 어업의 일종이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3월부터 5월까지 봄 한철 대항마을 주민 20여명이 숭어잡이에 나선다. 6척에 나누어 탄 주민들이 그물을 펼쳐 잡는 어법이다. 주민들은 배를 타고 숭어가 지나는 길목에 기다렸다가 잡는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어로장이다. 숭어 떼가 오는 것을 물빛과 그림자로 판단해 산 위에서 배에서 기다리는 주민들에게 신호를 보낸다. 어로장은 40년의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맡는다. 지금은 2014년에 기계식 자동화가 되어 28명이 3명으로 줄어들었다 진도 울돌목에서는 숭어를 기다렸다가 잡는 뜰채 숭어잡이가 있다. 봄철이면 웅웅하며 흐르는 명량을 거슬러 오르는 숭어를 잡는다. 거친 조류를 헤치고 지나다 힘에 부친 숭어들이 해안으로 거슬러 올라갈 때 뜰채로 낚아채는 어법이다.

     

    영산강 물길이 막히기 전에는 몽탄 숭어가 유명했다. 숭어뿐만 아니라 그 알도 만든 어란도 유명했다. 알배기 숭어가 영산강을 거슬러 몽탄강 기름진 감탕에 머리를 박고 산란을 위해 몸을 만들었다. 이렇게 펄을 먹고 자란 숭어를 펄거리라고 했다. 펄거리 숭어를 잡아 알집이 터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꺼내 소금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한 후 묽은 간장에 담가 색깔을 내고 간을 맞춘다. 그리고 나무판자를 올리고 돌로 눌러 납작하게 모양을 잡는다. 이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놓고 하루에 2-3번씩 뒤집어가며 참기름을 바른다. 한달동안 정성을 드리면 호박빛을 띤 어란이 된다. 숭어는 회로 먹고 말려서 찜으로 해먹고 탕으로 먹는 서민 음식이지만 어란은 양반들이 즐겼다. 어란을 얇게 썰어 혀 위에 올려놓으면 눈 녹듯 고소한 향기와 함께 사라진다. 고급 술안주였다. 또한 숭어는 겨울철 회로 즐겨먹는다. 정월 숭어회는 찰지고 식감이 뛰어나다 무안군 도리포에서는 숭어껍질이 있다. 살짝 데쳐 내놓은 숭어껍질은 엘라스틴과 콜라겐으로 되어 있어 식감도 좋지만 피부에는 더 좋다. 옛말에 숭어껍질에 밥 싸먹다 논 판다고 하였다 무안이나 신안에서 숭어가 많이 잡힐 때는 숭어를 말려 두고두고 먹는데 이를 숭어건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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