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
아는 것이 없는 무식과 무지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1. 11. 04:14
무식은 배우지 못해서 아는 것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낫 놓고 기역자를 모른다라는 속담은 문맹이 곧 무식의 징표임을 간결하게 보여준다. 무식을 면한다는 것은 인문적인 지식과 교양을 두루 쌓는 일이다. 한편 무지는 아는 것이 없음을 뜻한다는 점에서 무식과 유사하나 인문학적 지식과 교양의 전반적인 결여를 가리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식과 구별된다. 무지는 단지 특정한 분야나 영역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물리학 박사라도 음악에 대해 무지할 수는 있다. 결론적으로 무식은 그 시대가 요구되는 일반적인 지식과 교양을 결여한 상태임을 나타내고 무지는 특정분야에 대한 지식이 결여된 상태임을 말한다 무지한 백성과 무식한 백성을 대비해 보면 무지한 백성은 사물의 이치에 어두운 어리석은 백성을 가리키는 반면..
-
겉으로 보이는 형상인 모습과 모양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1. 9. 04:43
본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망막에 맺힌 물체의 상을 감지하는 일이지만, 이차적으로는 그 형상을 해석하고 인식하는 행위이다. 우리의 눈은 카메라 렌즈처럼 사물의 형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않는다. 사물의 형상은 우리 인식의 틀, 관념, 시각 등에 따라 해석되고 굴절된다 모습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형상을 가리킨다. 그 형상은 특정한 맥락이나 상황에 놓일 때가 많다. 그에 반해 모양은 추상적이고 유형적인 형상이며 맥락이나 상황과 무관하다. 앞에서 제시된 모습은 모두 어떤 사물의 구체적이고 특유한 상황을 표상한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거나, 어떤 인상을 지니고 있거나, 어떤 상황에 놓인 대상의 형상을 나타낸다. 표정이나 동작, 인상이 전제되지 않거나 구체적 상황과 상관없는 진공 속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반면..
-
꽃의 황홀한 절정인 만발과 만개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1. 5. 04:07
자연의 섭리는 나목의 마른 가지에 꽃과 잎을 되돌려 놓음으로써 봄의 도래를 알린다. 겨우내 잿빛 풍경에 메말랐던 사람들은 새 생명이 뿜어내는 색채의 향연에 경탄하고 환호한다. 매화, 산수유꽃, 벚꽃 등이 다투어 펼치는 매혹의 자태는 단박에 뭇사람의 시선을 빼앗는다 꽃은 만발할 수도 만개할 수도 있다. 만발은 식물이 군락을 이룬 상태에서 꽃이 흐드러지게 핀 경우에 쓰이고, 만개는 식물의 군락 여부와 상관없이 꽃의 절정 상태를 나타내는 경우에 쓰인다. 한 송이의 연꽃에 주목할 경우, 원추형의 꽃봉우리가 점차 벌어져 마침내 활짝 핀 상태는 만개라고 할뿐 만발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렇듯 만발은 꽃이 넓은 곳에 수량적으로 많이 피어 있음을 뜻한다는 점에서 공간적 분포에 초점이 있고 만개는 개화의 진행이 정점에 도..
-
기이한 일을 일어나게 하는 술법인 마술과 마법, 요술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1. 2. 04:49
마술과 마법은 본래 초자연적인 힘이나 능력으로 기이한 일을 일어나게 하는 술법을 가리키는 점에서 그 뜻이 같다, 영어 magic의 일제 번역어 魔術과 魔法에서 온 말이다 영어사전에 따르면 magic이란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불가능한 일을 일어나게 하는 일을 가르킨다. 마술과 마법의 의미가 구별되어 쓰인 것은 초자연적 힘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 상실되어 가면서부터이다. 근대 과학이 초자연적이고 불가사의한 현상을 의심의 눈길로 바라보게 되면서 미술은 현란한 속임수의 공연 예술로 축소되었고, 마법은 환성적인 상상문학(동화, 판타지 소설 등)에서나 가능한 허구의 술법이 되었다 오늘날 마술은 여러 가지 도구나 장치를 사용하는 고난도의 속임수일 뿐,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마술사의 손에 있던 카드가 눈앞에..
-
산에 오르는 순수한 희열의 등산과 등반, 산행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0. 29. 02:48
등산의 핵심적 의미는 산을 오르는 일이다. 등산은 경치를 즐기거나 건강을 도모하려고 산을 오르는 것을 가르치고 광의로는 험준한 고산을 위험을 무릎쓰고 오르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높은 산을 오르는 고난도의 등산은 등반이라 일컫는다. 여기에는 기본적인 강인한 체력과 숙달된 기술, 전문적인 장비가 필요하다. 높지 않은 가벼운 산을 오르는 경우는 등산이나 높은 전문성과 확고한 목표의식을 요구한 경우에 등반이라고 한다. 그래서 암벽등반이나 빙벽등반이라고 하지 암벽등산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등반은 정상 도달이 중요한 목표이므로 목표달성 여부에 따라 성공이냐 실패냐가 갈릴 수 있으나 등산은 정상 도달이 반드시 전제되는 것은 아니므로 성공 여부는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 또한 정상에 오르는 것을 더 명시적으로 표현하기 ..
-
인류의 아름다운 규범이나 질서인 도덕과 윤리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0. 25. 05:04
일상언어에서 대개 도덕과 윤리는 구별없이 사용된다. 둘 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규범이라는 점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어떤 문맥에서는 쓰임의 차이를 보인다. 한 개인의 도덕을 검증한다고는 할 수 있지만 그의 윤리를 검증한다고는 하지 않으며, 직업윤리를 확립한다고는 할 수 있지만 직업도덕을 확립한다고는 하지 않는다. 또한 공중도덕, 교통도덕은 널리 쓰이지만 공중 윤리, 교통 윤리, 윤리 군자는 잘 쓰이지 않으며 직업윤리, 광고윤리은 익숙하지만 직업도덕, 광고도덕은 낯설다 도덕은 개인에게 초점이 있다. 개인의 가치관이나 양심에 토대를 둔 규범이 도덕이다. 물건을 훔치지 말아야 한다거나 정직해야 한다거나 예절을 지켜야 한다거나 하는 도덕관념이나 태도는 가정과 학교, 문화와 습속에서 싹트며 개인의 마..
-
서로 다른 주장이 맞서는 논쟁과 설전과 언쟁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0. 22. 04:33
사람이 사는 곳에는 평화와 사랑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갈등과 마찰이 있기 마련이다. 이때 사람마다 생각과 입장이 다르는데 이에 절충과 타협으로 갈지 아니면 논쟁이나 설전이 될지는 당사자의 입장에 따라 다르다 논쟁이란 어떤 문제에 대하여 논리를 근거를 무기로 하여 말이나 글로 싸우는 행위를 가리키고, 설전이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자기 주장이 옳다고 내세우며 말로 싸우는 행위를 가리킨다. 둘의 공통점은 말로 싸우는 것을 가리킨다는 점이고 차이점은 글로도 싸울 수 있는 논쟁과 달리 설전은 말로만 싸울 수 있는 점이다. 논쟁다운 논쟁은 말보다는 글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는데 글로 논리를 더 정교하게 펼 수 있기 때문이다 논쟁이 중립적인 어감인데 비해 설전은 부정적인 어감이 강하다. 여야의원의 논쟁은 가치판단..
-
서로 넘나들 수 없는 우리말 2인칭 대명사 너와 당신과 그대의 어감 차이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0. 19. 04:38
우리말에는 영어의 YOU와 같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2인칭 대명사가 없다. 우리는 너, 자네, 당신, 댁, 그대, 귀하 등 우리말 2인칭 대명사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상하 구별없이 두루 쓸 수는 없다 너는 2인칭 대명사 가운데 사용 빈도가 높은 말이지만 손아랫사람이나 친구 사이에만 쓸 수 있다. 성년의 경우에는 아랫사람이나 동년배라 하더라도 친밀한 관계나 말을 놓는 관계가 아니면 너를 사용하기 어렵다. 또한 너는 문장의 해라체로 너는 거기 가지 마라나 해체로 나 너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와 같이 쓰인다. 다만 너가 해요체와 쓰는 너나 잘하세요는 비문이지만 의도적인 유머에서 가능하다 당신은 의미의 스펙트럼이 넓어 어떨 때는 높이는 말 같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낮추는 말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