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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장 생리학으로 그 박동의 규칙적 리듬은 레퀴엠을 듣는 것이라고
    아들을 위한 인문학/과학 2022. 4. 14. 03:53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리듬, 심장 박동은 생명의 박자다. 엄마 배 속에서부터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온몸에 공급하기 위해 심장은 단 한 순간까지 쉬지 않고 1분에 평균 60회씩 우리의 가슴을 친다. 그런데 혈액이 응고되거나 지방이 굳어 관상동맥의 혈관벽에 쌓이면, 바로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흔히 심장발작 혹은 심장마비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 심장의 어떤 조직들은 산소 부족으로 제 기능을 잃게 된다. 그러면 평소에 잘 짜인 패턴으로 펌프질하던 심장의 운동은 제 페이스를 잃게 되고 온몸으로 가야 할 혈액이 심장 안에서 헛돌거나 충분히 퍼져 나가지 못하게 된다. 만약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환자는 수분 안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장치는 제 페이스를 잃고 엉켜버린 심장의 펌프질 패턴을 하나의 리듬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영미 심장질환 의학자들은 물리학자들과 손을 잡고 심장발작의 원인과 치료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심장은 대체로 1초에 한번씩 규칙적으로 뛰고 있다. 심장박동의 규칙적이고 주기적인 운동을 이용해서 갈리레오가 이탈리아 피사의 한 성당에서 추의 진동주기를 측정했다는 얘기는 잘 알려진 일화이다. 그러나 장시간 정밀하게 측정해 보면 심장 박동의 간격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며 불규칙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잠을 자고 있는 상태에서도 심장 박동을 굉장히 불규칙하다. 우리의 상식과는 정반대로 정상인의 심장 박동 간격이 훨씬 더 불규칙적이었으며 환자들의 심장박동 간격은 상당히 규칙적이었다. 건강한 심장은 심장 박동이 느려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자체적으로 알아서 심장 박동 간격을 좁힘으로써 혈액 공급량을 회복하려고 노력하는데 반해, 심장질환에 걸리게 되면 과거의 심장 박동에 대한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고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 회복할 수 있는 피드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MIT대 교수는 좀 더 수학적인 방법을 고안해 심장 박동의 운동이 노이즈처럼 불규칙하지만 그 안에 나름대로 질서가 들어 있는 카오스 운동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심장의 박동은 매우 불규칙적이며 유동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뛰는 것은 아니다. 심장운동의 불규칙성은 매우 간단한 비선형 미분 방정식으로 기술될 만큼 정교한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바로 그런 유연한 운동 상태 덕분에 심장은 다양한 상황에 대처해서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수학적인 모델을 이용하면 심장 발작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사가 환자의 심장 발작을 미리 예고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심장박동의 원리를 알아보면 심장은 심방과 심실이라는 4개의 작은 방으로 나뉘어 있다. 오른쪽 심실에서 나온 혈액은 폐를 지나 산소가 풍부한 혈액으로 바뀌어 왼쪽 심방으로 들어온다. 이렇게 들어온 혈액은 왼쪽 심실의 펌프질을 통해 온몸으로 퍼지게 되는데 네 개의 작은 방으로 구성된 심장이 유기적으로 펌프질을 할 수 있도록 심방 벽에 동방결절이라 불리는 페이스메이커 즉 주기조정자가 있다. 이곳에서 액션 포텐셜 형태의 전기파를 방출하면 이로인해 심장의 근육들이 하나의 박자에 맞춰 수축과 이완을 반복함으로써 펌프질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으로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심장근육이 산소부족으로 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면 페이스메이커가 방출한 전기파가 한곳을 맴돌게 되면서 1분에 800번까지 뛰게 만들기도 하고, 심방과 심실이 제각기 뛰도록 만들어 펌프질이 엉망이 되기도 한다

     

    영국 리드대 연구팀은 컴퓨터 시물레이션을 통해 페이스메이커에서 만들어진 전기파가 심장 안에서 소용돌이 모양으로 퍼져 나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소용돌이 전기파가 심장 중앙부에서 점점 커지거나 여러 소용돌이로 깨지면 심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잃게 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전기펄스를 주입함으로써 잘게 부서진 소용돌이파를 없애고 점점 커지는 소용돌이파를 줄어들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낸다. 실제로 심장 안에 이와 유사한 방법을 이용한 전기충격장치를 장착한 환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심장이 발작을 일으키는 순간을 포착해 전기 충격파를 발생시키는 전기 충격장치는 매우 효과적이어서 심장 발작이나 그로 인한 급사를 95% 이상 막아내고 있다고 한다. 이 장치를 장착하는데 굉장히 고통스러운데 있다. 담배 한갑 크기의 이 전기충격장치를 심장 안에 이식하면 심장 발작 직전 7줄 정도의 에너지를 심장으로 발산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누워있는 사람의 가슴에 볼링공을 떨어뜨리는 정도의 충격을 가하는 것과 같다. 조지아대 물리학 연구팀은 보다 작고 정교하면서도 효과적인 전기충격장치를 개발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심장발작 의학분야에 물리학자들이 연구를 하여 의학자들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쨰 흔들고 있다. 특히 생명체의 생명현상을 항상성의 개념으로 설명해왔다. 그래서 질환을 disorder라고 표현하게 되었다.

     

    그러나 심장의 운동에서 본바와 같이 심장이 장기적인 반대의 상관관계라는 특성읕 통해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결코 정적인 평형상태가 아니며 끊임없이 요동치고 변화하는 과정이다. 나이가 들어 노쇠할수록 심장의 불규칙성의 떨어진다는 사실은 역동적이고 유연한 상태가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이가를 잘 말해준다. 이러한 특성은 비단 심장의 운동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불규칙적이니 곡선을 그리는 건강한 사람의 뇌파도 혼수상태에 빠지면 단순하고 주기적인 모양으로 바뀌고 건강한 사람의 불규칙하고 예측 불가능한 백혈구의 농도도 백혈병에 걸리게 되면 그 수치가 일정하고 규칙적으로 변하게 된다. 결국 생명체는 질서정연한 방식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수행하는 정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뷸규칙적이지만 유연하고 역동적인 상태를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역동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출처 : 정재승 < 과학 콘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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