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명시들-40) 화살과 노래 / 사람에게 묻는다 / 새끼손가락

ybea12 2025. 2. 27. 02:00

< 화살과 노래 - 롱펠로우 >

하늘 우러러 나는 활을 당겼다

화살은 땅에 떨어졌었지. 그 어딘지는 몰라도

그렇게도 빨리 날아가는 그 화살을

그 누가 볼 수 있으랴

 

하늘 우러러 나는 노래를 불렀다

노래는 땅에 떨어졌었지. 그 어딘지는 몰라도

눈길이 제 아무리 예리하고 강하다 한들

날아가는 노래를 그 누가 볼 수 있으랴

 

오랜 세월이 흐른 후 한 느티나무에

나는 보았다. 아직 꺾이지 않은 채 박혀 있는

화살을, 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친구의 가슴 속에 살아있는 것을 나는 들었다

 

< 사람에게 묻는다 - 휴틴 >

땅에게 묻는다

땅은 땅에게 어떻게 사는가 ?

땅이 대답한다

우리는 서로 존경하지

 

물에게 묻는다

물과 물은 어떻게 사는가 ?

물이 대답한다

우리는 서로 채워 주지

 

사람에게 묻는다

사람은 사람과 어떻게 사는가 ?

사람은 사람과 어떻게 사는가 ?

스스로 한번 대답해 보라

 

< 새끼손가락 - 밀란 쿤데라 >

새끼손가락은 조그맣지

학교에선 맨 앞줄에 앉으며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처럼

보잘 것 없지

 

그런데 이상도 하지

세상과 화해하기 위해서는

그 새끼손가락을

특사로 보내야 하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