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가족의 사랑은 당연하다

ybea12 2025. 1. 21. 03:00

아버지가 사랑하고 아들이 효도하며, 형이 우애 있고 아우가 공경하여, 비록 극진한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해도 그것은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할 것을 한 것일 뿐이므로 털끝만큼도 감격스런 생각을 가지고 볼 것이 못 된다. 만약 베푸는 자가 덕으로 여기고 받는 쪽에서 은혜로 생각한다면 이는 곧 길에서 오다가다 만난 사람들의 일이요, 장사꾼의 관계가 되고 말 것이다

 

장자의 산목편에 나오는 일화에 임희라는 사람이 나온다. 전쟁이 나서 적군이 침범해 오자 임희는 많은 보물을 내버려 두고 갓난 아이 하나만을 등에 업고 도망을 갔다. 그러자 옆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돈으로 따지면 갓난아이는 보물보다 훨씬 못하지 않습니까 ? 그런데 왜 보물은 버리고 귀찮은 갓난아이만 업고 도망을 갑니까 ?

 

이에 임회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보물은 나와 이익으로 맺어져 있지만 이 아이는 나와 운명으로 맺어져 있소이다. 이익으로 맺어진 것은 위급한 지경에 이르면 쉽게 버릴 수 있지만 혈육은 위급한 경우 더욱 보호해야 한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관계 중에서 가장 우선하는 것이 피를 나눈 혈연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