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명시들-33) 말은 죽은 것이라고 / 삼월의 노래 / 하늘의 융단

ybea12 2025. 1. 9. 03:00

< 말은 죽은 것이라고 - 디킨슨 >

말을 하면 그 순간

말은 죽은 것이라고

어떤 이들은 말한다

 

나는 말들이 막

살아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말은 한 그 날부터

 

< 삼월의 노래 - 워즈워드 >

닭이 운다

시냇물은 흐르고

새떼 재잘대며

호수는 반짝이는데

푸른 초원은 햇볕 속에 잠들었다

 

늙은이도 어린이도

젊은이와 함께 일할

풀 뜯는 가축들은

모두 고개도 들지 않구나

마흔 마리가 마치 한 마리인 양

 

패배한 군사처럼

저기 저 헐벗은 산마루에

병들어 누웠는데

이랴이랴, 밭 가는 아이 목청 힘차구나

 

산에는 기쁨

샘에는 생명

조각구름 두둥실 떠 흐르는

저 하늘은 푸르름만 더해 가니

비 개인 이 날이 기쁘기만 하네

 

< 하늘의 융단 - 예이츠 >

금빛 은빛 무늬 든

하늘의 수놓은 융단이

밤과 낮 어스름의

푸르고 침침한 검은 융단이 내게 있다면

그대의 발밑에 깔아 드리련만

 

나 가난하여 오직 꿈만을 가졌기에

그대 발밑에 내 꿈을 깔았으니

사뿐히 밟으소서

내 꿈 밟고 가시는 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