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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곳을 떠나지 않는 자리돔에 대해서아들을 위한 인문학/어류 2025. 2. 27. 02:00
자리돔은 농어목 자리돔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제주도에서는 자리 혹은 자돔이라고 한다. 다 자라면 17센티미터에 이르며, 타원형으로 체고가 높으며 가슴지느러미 근처에 진한 청흑색 반점이 있다. 눈이 크고 콧구멍이 양쪽에 한 개씩 있으며 몸 크기에 비해서 비늘이 크고 턱과 뺨을 제외하고 비늘로 덮여 있다. 수심과 서식 환경에 따라 황토색, 암갈색, 담갈색 등으로 색깔이 변한다. 우리나라 남해와 제주도에 주로 서식하지만, 수온의 변화로 부산과 동해 울릉도 근해에서도 서식한다. 그리고 동중국해와 일본 중부 이남에서도 서식한다. 수심이 2-15m의 산호초와 암초가 있는 연안이나 육지에서 떨어진 바다에서 무리를 이루며 중층과 하층에서 서식한다. 산란은 5-8월이며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는다. 부성애가 강한 수컷은 암초의 오목한 곳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암컷을 유인해 산란하게 하고 부화할 때까지 보호한다. 돔의 종류는 바다의 여왕 참돔, 낚시꾼의 마음을 흔드는 감성돔, 보석도 부럽지 않는 옥돔, 검은 벵에돔, 검은색 줄무늬가 돋보이는 돌돔, 범돔과 자리돔까지 다양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튼실한 가시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돔이라는 이름도 가시지느러미에서 비롯되었다. 돔은 맛도 좋지만 수명도 길어 회갑상에 챙겨 올리고, 일부일처를 고집해 백년해로하라며 결혼 잔칫상에도 오른다. 일본에서는 붉은 참돔이 재물과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어 기념일과 부적에도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한편 자리돔은 들망으로 잡는데 이는 제주도 지형이 화산의 폭발로 만들어진 용암지형으로 그물을 끌기도 드리우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물을 조심스럽게 가라앉혔다가 올리는 들망을 이용한다.
자리돔 들망 자리돔이 모여 사는 바다를 자리밧이라고 한다. 우뭇가사리, 톳, 소라 등이 있고 수심이 있는 곳에는 자리돔이 머문다. 수컷은 산란을 할 때까지 곁에서 알을 지키고 어린 치어는 성어가 되어서도 고향을 떠나지 않는다. 자리돔은 배가 3척이 움직이는데 모선인 큰 배 1척에 작은 배 2척이 딸린다. 자리돔은 멀리 오가지 않고 무리를 지어 서식지 주변에 머물기에 들망을 이용해 기다렸다가 잡는다. 그리고 자리돔을 유인하기 위해 미끼를 뿌리기도 한다. 모슬포 자리돔은 뼈가 억세 구이에 좋고, 보목 자리돔은 뼈가 부드럽고 고소하니 물회에 좋고, 비양도 자리돔은 크기가 작으니 젓갈로 좋다고 한다. 제주도 해안마을 중에서도 서귀포 보목마을이 자리돔으로 유명하다. 매년 5월이면 자리돔 축제를 열기도 한다. 또한 자리돔 알 잘 밴 해에 보리 풍년 든다는 말도 있다. 지금도 서귀포 포목이나 모슬포의 어민들은 서로 자리돔이 많이 있는 명당자리를 잡기 위해 자리돔 철이면 밤잠을 설친다. 1990년말 이후 자리돔 어획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원인은 산란장 감소, 과도한 어획, 해양 환경 변화 등을 들 수 있다. 자리돔이 좋아하는 산호초와 갯바위가 파괴되고 훼손되었다. 바다는 지구상의 이산화탄소 1/3을 흡수한다. 해양 산성화가 진행되면서 백화현상이 발생해 해양식물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 또한 수온이 올라가 자리돔 조업 수역이 북상하여 남해를 넘어 강원도 속초까지 북상하고 있다. 자리돔은 수온 20도 이상에서 산란하고 서식한다
푸른콩 막된장(서귀포) 자리돔물회는 망종 전에 맛을 봐야 한다. 자리돔물회 세 번이면 삼복더위도 두렵지 않다고 한다. 자리돔물회는 채소와 된장만 준비했다가 뼈째 썰어 물을 부어 먹었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때 찬밥을 말아야 자리돔의 꼬들꼬들한 식감이 더해진다. 한편 막된장에 찍어 먹는 강회, 채소와 함께 무쳐 먹는 무침, 삭혀 먹는 자리돔젓, 아삭하게 뼈째로 씹어 먹는 자리돔구이, 자리돔조림까지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돔은 해안은 물론 제주도 중간산 마을의 밥상에 올랐다. 젓갈을 담을 때도 모슬포 등 제주도 서쪽은 머리를 두들겨서 젓국에 자작하게 담은 진젓을 성산포 등 제주도 동쪽은 국물 없이 소금에 자리돔을 박아 놓는 강젓을 담갔다. 자리돔은 식감이 좋고 뼈째 먹기에 칼슘, 철, 인이 풍부하다. 그리고 제주도에 토종 콩으로 푸른콩이 있다. 제주도에서는 소금이 귀해 간을 된장으로 한다. 그때 사용한 된장이 푸른콩으로 만든 막된장이다. 자리돔의 베지근한 맛을 내는데 자리돔이 반이면 콩이 반이다. 된장은 간을 맞추기도 하지만 자리돔에 남은 비린내를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자리돔의 기름진 맛을 베지근한 맛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서귀포시는 푸른콩을 제주시는 좀콩을 이용하여 된장을 만든다. 자리돔의 베지근한 맛은 입안에 착 감기는 맛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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