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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산수유와 동편제의 고장인 구례에 가보면
    아들을 위한 인문학/국내여행 2022. 7. 2. 05:18

    섬진강

    3월말이면 산수유축제가 열리는 곳이 바로 전라도 구례이다. 구례는 사계절이 아름답고 지리산이 위치하고 있어 둘레길을 걸으며 만나는 자연도 더없이 예쁜 곳이다 구례와 하동의 구간에 섬진강과 함께 벚꽃들이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는 더할 나위없다. 구례는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삼대 삼미의 고장이라고 칭했다. 우선 삼대는 큰산인 지리산, 큰 강인 섬진강, 그리고 큰 들판을 가리킨다. 사성암의 능선에서 조망하면 구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다. 웅장한 지리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평탄한 들판이 그 안에 펼쳐져 있다 보니 더 넓게 느껴지는 것이다. 구례의 들판은 전형적인 분지 지형이다

     

    지리산

    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으로 만들어진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으로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택리지에도 구례를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꼽았다.. 구례가 매우 비옥한 땅이라는 기술도 있다. 구례분지는 변성암 산지인 지리산을 개석한 섬진강이 흐르고 있어서 충적층도 넓고 비옥한 편이다. 지리산은 산세가 무척 부드럽다. 변성암이 흙산이라 우뚝 솟은 바위를 보기 어렵고 느낌이 푸근하다. 지리산의 웅장함과 풍요로운 푸근함도 절경이다. 삼미는 빼어난 경치와 인심이 좋고 농사가 잘 되는 곳이라는 것이다

     

    산동면 산수유마을은 노란 산수유꽃들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듯 만발하다. 산수유마을은 봄엔 노랗고 여름엔 짙푸르고 시원한 숲길과 계곡을 보여준다. 가을엔 타오르는 단풍과 새빨간 산수유 열매가 장관이다. 그야말로 계절별로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보면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는 구절이 나온다. 실제로 구례에 가보면 이것을 실감하는데 냇가, 밭고랑, 돌담 사이 등등 어디서든 비집고 나온 산수유나무가 온 동네 그득하다, 구례는 전국 최대의 산수유 군락지이다. 특히 이곳 산동면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배수도 잘되고 토양이 비옥해서 산수유 재배에 최적지이다. 산수유는 약 1천년 전 중국 산둥성에 사는 처녀가 구례군 산동면으로 시집올 때 가져왔다고 한다 그래서 지명도 산둥이 된 것이다. 산수유 열매는 맛은 시고 성질이 따뜻해서 몸을 보호하고 기력을 보충하는데 좋다

     

    자리산 둘레길은 총 300km로 그중 구례 지역만 85km나 된다. 구례, 하동, 산청,함양, 남원의 지리산 자락 120여개 마을이 모두 둘레길이 연결고리가 된다. 구례구간에는 총 7개 코스가 연결되어 있고 각 구간마다 4-6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에는 참게탕과 은어회도 이 지역의 유명한 먹거리이다. 은어는 여름철이 제철이지만 언제 먹어도 맛있다. 은어회는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서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귀한 물고기라 백성은 못 잡게 했다. 은어는 수박향이 나고 쫄깃쫄깃하고 보들보들하며 수박향인 듯하고 오이향인 듯한 시원한 향이 난다. 민물고기인데 비리지 않고 깔끔하다.

     

    구례는 동편제의 중심으로 명창 송만갑 선생의 생가와 동편제 전수관이 있다. 판소리는 동편제와 서편제, 그리고 중고제가 있다. 서편제는 말 그대로 서쪽지역의 판소리를 말하고 섬진강 서쪽인 광주, 나주, 담양, 화순, 보성의 소리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리고 섬진강을 기준으로 전라도 동쪽 지역 그러니까 남원, 순창, 곡성, 구례, 흥덕의 소리를 동편제, 또 충청과 경기 지역의 소리는 중고제라고 부른다. 동편제는 발성을 두껍고 무겁게 하고 소리의 끝을 짧게 끊어서 불렀다. 되도록 잔 기교를 부리지 않고 꿋꿋한 소리를 내었다. 서편제는 애절하고 슬픈 느낌을 강조하고 가벼운 발성을 낸다. 소리의 끝을 길게 늘이고 기교적인 소리를 선호한다.

     

    화엄사는 544년에 창건한 1천년도 넘은 사찰들이다. 각황전은 국보 67, 대웅전은 보물 299호이다. 화엄사는 구례의 오래된 사찰일뿐 아니라 조선 중기 건축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대웅전이 제일 클 법한데 화엄사는 각황전이 더 크다. 대웅전은 다섯 부처 중 석가모니불을 본존불로 모신 법당을 말한다 화엄사 근처에는 울벚나무가 있는데 300년이 넘은 나무이다. 지리산 5대 천연기념물이 올벚나무, 천년송, 사향노루, 흰무늬반달곰, 수달이다. 장수촌인 상사마을은 지리산을 배경으로 앞에는 섬진강이 흐르는 멋진 곳이다. 배산임수 지역이면서 해발고도 300m정도의 야트막한 곳으로 전국 장수마을의 30%가 여기에 모여있다

     

    오미마을의 운조루가 나오는데 운조루는 1776년 영조때 낙안군수 유이주가 세운 99칸 한옥 대저택이다. 이 저택은 우리나라 3대 명당터인 오미리에서도 명당에 자리 잡은 호남을 대표하는 양반집이다. 운조루터가 풍수지리상 전국 최강 길지이자 금환락지라고 불리는 명당이다. 이 지역이 토지면 오미리이다. 토지면의 토지라는 이름이 원래 금가락지를 토해냈다는 뜻의 토지였다. 금가락지는 여인들이 소중히 간직하는 정표로 출산할때나 빼는 것이라서 이곳에서 가락지를 빼놓았다는 건 곧 생산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의 형세도 금가락지가 떨어진 모양을 하고 있다. 그래서 토지면 오미리 일대를 금환락지 즉 풍요와 부귀영화가 마르지 않는 명당이라고 한다. 원래는 99칸이던 대저택은 64칸정도가 남아 있고 대저택의 사랑채가 운조루이다

     

    부도 즉 사리탑으로 유명한 연곡사가 있다.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것을 탑이나 부도라고 한다. 사찰 안에 세워지면 탑, 사찰 밖에 세워지면 부도라고 한다. 연곡사에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부도인 동부도와 북부도가 있다. 굉장히 세밀하고 화려한 것으로 보아 누구인지 모르나 대단한 사람의 사리나 유골이 봉안되어 있는 것 같다. 피아골 계곡은 원래 피밭골이라고 한다. 피를 재배하는 피밭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수수, , 쌀 할때의 그 피를 말한다 또한 해방이후 1960년대 수많은 빨치산들이 죽어 그 피가 골짜기를 가득 흘렀다 해서 피아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구례는 지리산 입구로 광양, 하동, 곡성, 남원의 결절지인 구례는 지리산으로 입산하는 빨치산들의 집결지였다. 빨치산과 관련해 양민들의 학살도 극에 달했다. 지리산은 남부에 위치하여 분단의 아픔을 짙게 배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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